코-크 제로를 조심하자~

오늘 식량 조달을 위해서 수퍼마켓에 갔다가 새까만 색 포장의
콜라가 나왔길래, 원래 라이트는 손도 안 대고 있었지만, 코-크 라이트랑 다른 것인가 해서
한 번 사 봤습니다. 이름은 코-크 제로. 라이트와 같이
사람이 소화할 수 있는 열량 영양소를 모두 없애서 0 kcal로 맞춘 것이라는데.. 뭐 하여간 칼로리는
크게 신경은 안 쓰지만 그냥 무슨 맛인가 궁금해서~

그런데, 이게 콜라를 마신 뒤에 두 시간 정도 지나니까
이거 시험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머리가 아픈 것입니다.
좀처럼 머리 아픈 일이 드물어서, 집에 두통약류는 전혀
취급하지 않는데 갑자기 머리가 아파서 참 곤란하군요.
그래서 역학조사를 아침부터 먹은 것을 자세히 조사해 봤는데,
그 때 코-크 제로의 성분에 그 의심되는 물질이..

원재료명: 탄산가스, 카라멜색소, 인산, 아스파탐, 안식향산나트륨, 향료, 아세설팜칼륨, 구연산삼나트륨, 천연카페인, 페닐알라닌 함유

일단, 탄산가스, 카라멜색소, 인산, 카페인, 구연산삼나트륨은 다른 탄산음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재료이고, 페닐알라닌은 음료에 늘 등장하는 맛내는 아미노산이고, 안식향산나트륨은 널리 사용되는 방부제이기 때문에,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주목할 것은 아스파탐아세설팜칼륨! 아스파탐과 아세설팜칼륨 둘 다 FDA에서 승인한 안전한 합성감미료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둘 다 인터넷에서 검색만 해 봐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논란이 많은 재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의 몇몇 자료들은 마치 인류 모두가 항상 마시고 있는 DHMO(Dihydrogenmonoxide)가 소량이 목에 걸려도 호흡 곤란에 빠질 수도 있고 산성비의 주 성분이며, 기체 상태일 때에는 닿기만 해도 피부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는 조크를 그대로 흉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논란 중에서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그 중에 설득력이 있는 것을 좀 추려 보면, 95년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주로 신경계에 관련이 많은 부작용이 92건 보고되었다고 합니다. 즉, 제가 머리 아픈 이유가 제로에 들어있는 아스파탐의 영향이라고 의심을 할 수도 있겠는데, 좀 더 정확한 조사를 위해서 내일 콜라만 빼고 나머지는 똑같이 한번 먹어보고 그 다음날에는 다른 음식과 콜라를 마셔봐야겠습니다. –;

그렇지만, 아스파탐이 단기간 복용이 바로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는 연구도 여러가지가 나와있긴 하더군요. 하여간 그래도, 아스파탐이 10%정도는 소장에서 메탄올로 분해가 된다는 사실이 썩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한편, 아세설팜칼륨(Acesulfame Potassium) (국내 자료)도 또 다른 합성감미료입니다.
그런데, 이놈은 아스파탐에 비해서 널리 사용되지 않아서 그런지, 크게 부작용에 대한 보고는 별로 나오지 않은 듯 보입니다. 암을 유발할 확률은 적다고 하고 두통과의 연관성도 크게 없는 듯 하네요. 아세설팜칼륨과 아스파탐을 같이 섞으면 설탕과 매우 가까운 맛을 낸다는 이유로 2000년대 들어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 다음부터는 새로 나온 것을 봐도 꼭 확인해 보고 먹어야겠습니다. ^^;

추가: 아스파탐은 원래 다이어트 코크에도 포함되어 있었던 물질입니다. 원래 라이트를 잘 드셨던 분들은, 제로를 마신다고 해서 특별히 머리가 아파지지는 않을 확률이 높겠네요~

생물정보학 S/W 교육을 마치고

얼마 전에 썼던 지난 5일간의 교육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준비 기간을 포함하면 8일 정도 되는데, 빡빡한 일정으로 끝내고 나니까 무척 뿌듯하고 감동의 밤이었습니다. 🙂 수강생 분들께서 맛있는 밥을 사 주시고 해서, 배부르게 먹고 와서 자느라 배가 안 꺼져서 한참을 잠을 못 자고 뒤척였지만.. 킁.

이번 워크샵은 다른 분들도 대안언어축제나 코드레이스 같은 공개 행사에서 보신 전통적인 형식에서 벗어난 학습자 중심의 참여가 풍부한 코스를 구성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리고, 계획을 착실하게 따르기 보다는, 시시각각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다음 행동을 고려해서 계획을 계속적으로 수정했습니다. 그래서 원래 계획에 있던 것들 중에 못한 것도 상당히 많았지만, 그렇게 했기에 더 나은 것을 전해드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원래의 목적을 잘 살린 것 같아서 마음이 좋습니다. 🙂

준비 기간 중에 코치들끼리 같이 공부한 책에서 몇 가지 방법을 도입해서 실험을 해 봤던 것도 대부분 결과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강규영씨가 후반기에 질문의 답을 학습자가 이미 알고있는 사실로 부터 연역적으로 알아낼 수 있도록 계속 질문을 던져주는 방법을 시도해 보았는데, 몇 번은 정말로(!) 성공했었고, 처음부터 여러 분들의 개인적인 성장 단계를 세밀하게 파악했더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입을 열기” 기법 몇 가지도 시도를 해 보았는데, 영향이 뚜렷하게 있지는 않았지만, 후반기에 활발하게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기는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학습자의 성취감과 상태를 구체적으로 고려하게 되어서 재빠르게 대응한 것은 책에서 얻은 좋은 결실인듯 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단계에서는 성취감 관리가 약간 부족했던 것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첫 날에는 하려고 하는 이야기도 하다가 까먹고 그랬었는데, 점점 말하는 것에 좀 더 익숙해진 것이 좋았고, 한 사람이 말하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보고 있다가 넓은 시야로 보고 말을 잇는 페어 티칭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상세하게 미리 준비하는 것 보다, 2명 이상이 페어로 상황에 맞게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생생하고 시의적절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4일째에 냈던 숙제는 아무래도 너무 많아서 아무도 안 해올 것 같았는데, 한 분이 집에서 새벽까지 해 보시고서는 그 다음 날 아침에 와서 주변 분들에게 숙제가 재미있어서 열심히 해 봤는데, TDD로 했더니 자신이 전에 짰던 코드들 보다 훨씬 질이 좋았다는 걸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는 무척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새벽 4시 넘어서까지 숙제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숙제하느라 밤새신 분들에 감동해서, 아침에 가는 길에 사진을 인쇄해서 모든 분들의 이름을 외워서 아침 1문장 발표 시간에 개개인의 이름을 불러드렸는데, 한 분이 무척 헷갈려서 틀릴까봐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 다 맞아서 안심.. ^.^;;

끝나고 모여서 봤던 교육평가에서는 실명제 평가의 위력인지(-O-) 굉장한 점수가 나왔는데, 그래도 교육을 받는 동안에 많은 분들이 느끼셨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서 짠~ 하는 마음이..

저도 이제 내년에는 생물정보분야로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하는데, 분야의 많은 분들을 알게 된 것도 좋은 기회였고, 사용사례 같은 것들과 회사나 연구실에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도 어렴풋이 알게되어서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런 좋은 기회를 같이 할 수 있었던 30분의 교육생분들과 다른 코치분들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놀라운 열의 때문에 이 겨울에도 강의실이 무척 더웠던 기억은 무척 오래 갈 것 같습니다. 🙂

참고: 교육 중에 사용된 정보 대부분은 NGIC 위키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굴소스버섯볶음밥

오늘은 왠지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에, 어디선가 본 듯한 재료들을 마구 섞어서 볶음밥을 만들어 봤습니다. 이히히.

퍼키식당의 굴소스버섯볶음밥~

굴소스버섯볶음밥~ 볶다가 맛을 보니, 왠지 파인애플이 들어가면 더욱 맛있을 것 같아서, 냉장고에 있던 후르츠 칵테일을 살짝~ ^__^

원래는 양송이와 표고를 쓴다는데, 집 앞 슈퍼에 안 팔아서.. -O- 감으로 대충대충 만든 순서를 적어 봅니다. 🙂

그런대로 맛있군요! 🙂 다음엔 칠리새우볶음밥에 도전을!

수화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

이번 겨울학기에는 교양으로 “수화”를 배우고 있습니다.
왠지 이번 겨울에는 미지의 세계에 도전해 보고 싶어서;; 그만~
킁킁.

그동안 주위에 청각장애인이 없어서 그런지 수화를 하는 것도
실제로 본 적도 없고, 수화가 어떤 건지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2주 정도 배워오면서 수화에 대해 무척 궁금했던
여러가지 사실들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어서,
수화 자체를 배우게 된 것보다도 더 큰 수확이라고 생각하게
되어서 짧게 기록을 남겨 봅니다. ^.^

  • 수화는 만국 공통어인가?
    사실 저도 처음에는 “수화를 배우면 외국의 청각 장애가 있는
    FreeBSD 커미터들과 얘기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참
    좋아하고 있었는데, 수화는 만국 공통어가 아니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청각 장애인들은 특히 언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주위의 건청인들과 같은 체계의 언어를 쓰는 것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각 나라마다 수화가 다르다고 합니다.
  • 우리나라 수화는 언제부터 생겼는가?
    우리나라에서 수화가 본격적으로 정규화가 되기 시작한 것은
    1909년에 일본에서 온 교사들이 농아학교를 세우면서라고 합니다.
    그 영향으로 지금 한국에서 쓰는 수화 단어들은 40% 정도가
    일본 수화와 거의 같다고 합니다.
  • 수화도 사투리가 있는가?
    예. 수화도 지역마다 단어가 다른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전북”을 서울 지역에서는 “춥다”를 “북”으로 사용하는데, 호남 지역에서는 “퉁퉁 치는 북”을 “북”으로 쓴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천”도 서울에서는 “심심하다”를 “인천”으로 쓰는데, 인천에서는 한자로 쓴 것과 비슷한 모양의 수화를 쓴다는군요~
  • 수화에도 구어체/문어체가 있는가?
    일단 수화를 크게 나눠서 자연수화와 문법수화로 나뉘는데, 자연수화는 보통의 청각장애인들이 생활에서 쓰는 말이고, 문법수화는 건청인들이 쓰는 문장들을 직역하거나 거의 그대로 전달할 때 사용한다고 합니다. 자연수화는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미술 끝나 집 가서 8시 30분에서 목욕을 했다. 정말 땀을 났고 목욕을 했다. 지만 목욕을 해서 깨끗해 있고 아마 되어서 빨리 했다”. 처음엔 좀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자주 쓰는 표현들 몇개만 익숙해 지면 자연수화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
  • 수화는 왼손 오른손 구분이 있는가?
    일단은 수화사전이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 오른손이 주로 움직이고, 왼손이 기준이 되는 동작이 많습니다. 그런데, 왼손잡이인 경우 굳이 오른손잡이 동작을 쓸 필요없이, 그냥 왼손을 움직이고 오른손을 기준으로 해도 크게 상관은 없다고 합니다.
  • 수화는 모든 문장을 표현할 수 있는가?
    수화에서는 단어 변화나 어미, 조사들이 상당히 제한적이거나 축약된 표현을 쓰기 때문에, 모든 문장의 속속 깊은 뜻을 그대로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같은 단어에 뜻이 아주 많이 중복된 편이기 때문에 문맥에서 파악하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화에서는 그런 것들을 보충하기 위해서 손짓 외에도 표정, 분위기, 몸짓 등의 모든 것들을 “비수지신호”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수화를 할 때에는 표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 청각장애인들은 대부분 선천적인가?
    90% 정도의 청각장애인들은 후천적이라고 합니다. 그 중의
    상당수가 고열을 동반하는 여러가지 병으로 인해 합병증으로
    청각장애를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병원이 가까워지고
    의학이 발전하면서, 전체적인 청각장애인의 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 청각장애인은 농아학교만 가는가?
    언어 경험이 많은 청각장애인들은 일반학교에 다니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합니다. 일반 학교에 다니는 청각장애인은 입술을 보면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정면으로 보고 말하기만 하면 의사소통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많은 수의 청각장애인들은 어릴 때부터
    언어 경험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인 문장에
    서투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 뉴스 밑에 나오는 수화 통역은 진짜로 말을 그대로 옮기는가?
    물론 아나운서가 말로 하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자면 시간이 맞지
    않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을 축약해서 한다고 합니다. 뉴스에서는
    특히 어려운 말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수화를 평소에 늘 쓰는
    청각장애인들도 뉴스 할 때 귀퉁이를 열심히 보고 있어도
    40% 정도 밖에는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 청각장애인들에게 수화는 건청인의 음성언어처럼 비중이 있는가?
    건청인이 뭔가 쓰기 전에 말로 한 번 읊어 본다던지, 잠꼬대를
    소리 내어 하는 경우도 있듯이, 청각장애인들은 글을 쓰기 전에
    수화로 생각하면서 읊어보고, 잠꼬대를 수화로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일단은 2주밖에 안 됐으니 요정도까지~ ^_^;
수화로 하는 동화 구현 보면 정말 표현이 풍부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앞으로 2주 더 열심히 해서 A+을! -O-

복 몰아주기

요새 계절학기에서 기계공학 전공의 “생체공학”이라는 과목을 듣고 있습니다.
평소에 이 과목은 고등학교 수업같이 출석부 보면서 애들 이름 불러서
이것 저것 물어보곤 하는데, 그 덕분인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애들 이름을 벌써 상당히 외우시더군요. 흐흐

그런데 어제 수업 시작하기 전에, “자 새해 복 나눠 가지면 얼마 안 되니까, 몰아주기 할까?” 하시더니, 출석부를 한참 훑어 보시더니 “장혜식! 로또 사라!” 킁킁킁. 복을 몰아주기 받았습니다. 뿌듯 -.-b

(답글 1등 하시는 분께 복을 몰아드립니다. -O-;;;)

이야 방학이다~

어제 드디어 마지막 기말고사와 보고서를 끝으로 새벽 2시에 방학이 시작됐습니다. 으헤헤헤.. 🙂 복학하고 처음 학기라서 적응하기도
힘들고 여러모로 복잡한 한 학기였습니다. 그래서 회고해 보는 의미로
각 과목별로 소감을.. (순서는 가나다)

데이터베이스 (컴퓨터과학 전공선택, Fundamentals of Database Systems 4th – Elmasri, Navathe)

1999, 2000년에 이어 삼수강을 하는 과목입니다. -O-; 회사에서도 계속 데이터베이스를 썼기 때문에, 처음에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 ER 디자인 문제는 내가 아무리 옳다고 생각해도 조교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 그런게 워낙 많아서 중간고사를 참 슬프게 봤고.. 프로젝트가 회사에서 하듯 막판 뒤집기로 하다보니 결국 못 뒤집고 끝나는 바람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게 되었습니다. 으흑흑. 그렇지만, 데이터베이스의 이론적인 부분이나 지난 번 들을 때에는 머리아파서 그냥 딴짓만 했던 functional dependencies 부분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나 OLAP 이론 부분은 사실 회사에서 데이터베이스를 써도 잘 몰랐던 부분인데 왠지 뿌듯합니다. ^_^

디지털논리회로 (컴퓨터과학 전공선택, Contemporary Logic Design 2nd – Katz, Borriello)

이 과목도 재수강 -ㅇ-; 지난 번과 다른 이번학기에 새로온 교수님이 강의를 하셨습니다.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Katz책 2판이 등장했는데, 1판에 비해서 거의 100페이지 이상 줄어서 딱 들고 다니기 좋은 부피가 되었지만, 가격은 그대로 -ㅇ-; 하여간 이번에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기술 중 배울 필요도 없을 만한 것들이 다 빠져버려서 지난 번 들을 때 우어어어 그러면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기분을 없앨 수 있었습니다. (특히 JK-FF =.=) 오히려 이제 과목이 너무 쉬워져서 1학년 1학기 과목으로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 진도에 끌려서 막 시험 공부하기 급급한 것보다, 좀 여유를 가지고 과목 전체에 대한 시야를 확보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인간과컴퓨터의상호작용 (인지과학 전공선택, Interaction Design – Preece, Rogers, Sharp)

이 과목은 동아리 후배들이랑 떼로 가서 들은 과목인데, 수강생
13명 정도 중에서 6명을 차지하고 있었으니, 뭔가 1학년 때처럼
같은 강의실에 있는 사람 대부분을 알았던 때가 생각나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ㅇ-; 이 과목은 초기에 시간표가 휴일에 유독 많이 겹쳐서 배운 것도 없이 중간고사가 지나가서 상당히 위험을 느끼고 있었지만, 실제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HCI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있는 강사분의 얘기로 현실감 있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책은 너무 프로젝트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소프트웨어 공학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던게 아쉬웠습니다.
Wizard of Oz는 앞으로 참 유용할 것 같아서 참 유익한 수업이었습니다. -O-

인간과컴퓨터의어울림 (교양선택, Human Computer Interaction 개론 – 김진우)

모든 수강생들이 6학점짜리 교양이라고 혀를 내둘렀던 아주 무서운 교양 과목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새로운 방법들을 굉장히 좋아하셔서 최초로 SF영화에 대한 주제 토론으로만 한 학기 전체를 했는데, 주제 토론에 자료로 제출하는 것에 대한 조모임 부담과 1학기 1번 있는 조발표에서의 과열경쟁으로 모두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 조발표가 처음에는 연극 동영상, 꽁트 동영상으로 시작하더니 중반쯤의 조들부터는 본격적으로 퍼포먼스가 등장하여 성대모사와 완벽한 TV프로그램 형식 채용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계속 퍼포먼스 중심의 조발표가 계속되어서 저희 조에서는 동영상 40개를 밤새서 편집해서 넣었는데 그런대로 무마가 되었습니다.;;

독특했던 수업과 부담 만큼이나 수업은 재미있어서, 수업이
있는 매주 월요일이 되면 아주 토론할 생각에 가슴이 설레고
잠을 설치고 그랬습니다. 흐흐.. 게다가, 요즘 학생들이 이렇게
똑똑한지 놀랐습니다. HCI, 심리, 컴퓨터, 과학철학 등에 대해서 심도깊은 토론이 끊이지가 않았고, 발표 내용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지적과 의견들이 계속 나와서, 세상을 정신차리고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게한 신선한 과목이었습니다.;; 이 과목은 독특하게도 과목 종강파티를 하자고 수업도 끝난 인트라넷 사이트에 다들.. ^.^;;

생화학 (생명공학 전공선택, Lehninger Principles of Biochemistry 4th – Nelson, Cox)

처음 듣는 생명공학 전공 과목이었습니다. 원래는 다른 두 과목을 같이 들을 계획이었는데, 둘 다 선수과목에 걸려서 첫 시간에 빼게 되었고, 지금 생각해보니 어찌나 다행인지.. 생화학은 컴과의 자료구조같이 생명계열의 기초가 되는 과목이다 보니까 모든 학생들이 어찌나 열심히 듣는지 강의실에서 전시간 끝나고 문을 딱 열고 들어가도 앞에서 5째줄 안에는 앉기가 힘들었습니다. (전 시간은 산업공학전공 과목이었는데, 생명공학과 애들은 이미 전 시간에 엉뚱한 수업을 들어가서 자리를 맡아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 하여간, 처음 듣는 타과 과목이라 아는 사람도 없고 유기화학이나 물리화학을 안 듣고 듣는 것이라 부담도 많이 되고 수업 따라가기도 무척 벅찼습니다. 그런데 생화학을 배우면서 세상에 정말 궁금해서 못참겠던 것들의 거의 반이 풀린 것 같은 기분이.. 한 번만 듣기에는 아깝구나! 하는 생각에.. 학점이 별로 안 나올 것 같네요 -ㅇ-;

강의하신 교수님은 인플루엔자가 전문이시라 그런지 바이러스 관련된 얘기만 나오면 조류독감에 맞춰서 아주 재미있는 설명을 곁들였는데, 좀 시간을 여유있게 한 3학기로 나눠서 딴얘기를 여유있게 들을 수 있는 수업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그리고, 시험을 치면서 인상깊었던 것은, 다른 학생들이 다들 상상을 초월하게 열심히 외운다는 것이었습니다; 컴과 전공 하듯 해가지고는 어림도 없는.. 그래서 컴과 전공 과목들은 시험을 좀 못치더라도, 어떻게 공부하면 잘 치겠구나 감이 딱 왔었는데, 생화학은 과연 내가 아무리 공부해도 70점을 넘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만 –;;;

현대인의생활영양 (교양선택)

아무래도 영양학 수업이면 영양소만 열심히 외우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냥 학기에 좀 여유를 주고자 신청을 했던 과목입니다. 그런데, 역시 전교적인 학업과열로 인해.. 교수님의 말씀이 “여러분들이 외우는 것은 정말 너무 잘 외워서, 제가 계속 너무 깊이 들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안 그러면 다 100점 맞아서 시험 문제를 낼 수가 없어요.” 라고.. 뭐 그래도 그런대로 생화학의 도움으로 기초적인 것은 중복되다보니 쉽고나! 하고 시험을 쳤는데.. 알고보니 다른 애들도 다 생화학, 생리학을 배우는 과에서 왔더군요 -ㅇ-;;;

다음 학기를 위해!

다음학기에는 전공으로 가득 채워서 들어야하는데, 유기화학, 미생물학, 응용생화학, 물리화학, 세포생물학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겹치는 것 때문에 1~2개는 빼야하지만..) 다음 학기의 필승 전략으로는 열심히 공부하자 입니다. 선생님이 필기하시는 것 모두 적고 교과서 위주로.. 과외를 하지 않고.. (..)

그래서 저희 학교 생명공학과 05학번들한테 하고 싶은 말… “salsal plz. T_T”

마지막 채플

저희 학교에서는 졸업하기 위해서 채플을 4학기 이수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출석만 하면 이수가 되는 것이지만, 출석을 잘하기가 쉽지가 않아서.. 벌써 학교를 몇년 다니는데도 못 끝내고 있었지요 =.=;;

이번 학기가 마지막으로 4번째 학기였는데, 이번 학기에는 전출을 했기 때문에 오늘 종강 채플이 마지막 애플이었습니다. 학부 재입학을 안 하는 한은 인생의 마지막 채플이라고 생각하니 나름대로 감격스럽고 그렇습니다. -ㅇ-;; 1학년 때는 들어오기 그렇게 싫었던 채플도 나름대로 뭔가 정도 가고 아하하;;

채플이 복학하고 나니 바뀐 것도 제법 있었습니다. 1, 2학년 때에는 좌석도 딱딱하고 노래한다고 일어서라고 그러고 앞에서 연설하는 것도 무척 재미없어서 맨날 들어가서 숙제나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복학하고나니 대강당이 새단장을 쫙 해서 좌석도 상당히 편해졌고, 프로그램도 신경을 많이 써서 누구에게나 감동을 줄 수 있을 만한 연설들이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것으로는 청소년 위원회의 최영희 위원장의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30년 넘게 노동운동과 양성평등운동을 하시던 분이라 그런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러가지 이해하기 쉬운 사례들을 들려줘서 지금까지는 그냥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양성평등에 대해 보다 넓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옛날에 매일 전경들이랑 싸우던 학생운동 동료분이 지금은 아들이 전경이 되어서, 곧 있을 농민 상경 시위 때문에 잠을 못 이루고 걱정을 하더라는 얘기도 정말 와닿았구요.. 상대방을 이해하기가 그렇게 쉽기도 하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

그 외에도 주로 방송/언론 관련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나와서 명사들과 대화하는 대화 채플이라는 것도 흥미로웠는데, 제가 들어갔던 시간에는 《하루가 소중했던 사람들》이라는 책을 지은 김혜원 권사님이 오셨었습니다. 사형수 교화는 정말 대부분의 사람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굉장히 어려운 것인데, 대화에서 우러나오는 30년동안의 경험들을 들으면서 나름대로 여러가지 인간적인 감동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집안에서 아드님과 가사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도 재미있었구요.. 🙂 묵묵히 가사를 맡으시는 어머님들도 속으로 가사를 싫어하면서 가족들을 원망하는 마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지금이라도 알게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대화 채플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YBS에서 나온 학생이 2학년인데도 굉장히 말을 빠르게 하면서도 조리있고 귀에 잘 들어오게 한 것이었습니다. 흐흐 나도 말을 좀 잘 했으면 좋겠네 하는 생각이 깊게 들었습니다.;;

채플은 나름대로 강제로 종교행사에 참가시킨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저야 뭐 병특 하는 동안에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것에 대한 훈련을 많이 받아서 이제 별 불만에 없게 되었습니다. –;;;; 채플이 끝나서, 후련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지만.. 결코 다시 듣는 일은 없기를;;; -O-

프로젝트와 발표의 러시

요새 무척 뜸하지용~ 우어 프로젝트와 발표의 러시..
중간고사 끝나고부터 시작된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이번
주에 극에 달하여.. 매일매일 조모임의 압박이군용.. ㅠ.ㅠ
조모임은 지나고보면 크게 하는 일도 없지만 정작 만날 때는
시간 잡기도 힘들고 시간도 많이 들고 왔다갔다 압박감도 있고..
영 거시기해요.. 한꺼번에 여섯과목이 따로 이런게 나오니
서로 일정이 엉켜서 더 복잡한 듯.. 차라리 2과목 정도씩 해서
계절학기식으로 빡시게 운영하는게 뭔가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으흐흐..

요새 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에 “데이터베이스”라는 과목
프로젝트가 모호한 스펙으로 애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데..
그래도 SI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회사들의 RFP보다는 훨씬
친절하고 자세한 것 같아요.. 흐흐.. 그래도 하나 힘든점이
있다면, RFP에 대해서 제안서 작성할 때는 그냥 무조건
맘에 들게만 하면 그 이후는 영업의 일인데, 학교에서는
별 희한한 취향으로 이것 저것 감점을 하고 그러니까 영
거시기 하네요..

이번 프로젝트는 12년 전에 나온 한 데이터마이닝 논문을 갖고, 거기에서 나온 알고리즘으로 텔레마케팅 판매성공/실패 조건 분석을 해 주는 거시기인데.. 문제는 RDBMS를 안 쓰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쓰는 것도 아니고.. 영 어정쩡하게 스펙을 만들어서 쓸데없이 프로젝트를 복잡하게 만들어버렸다는 것입니다. 회사에서라면 당연히 이런거는 더 좋은 디자인으로 만들어서 다시 제안하고 제안서에 어려운 말만 좀 써주면 잘 해결이 되는데, 학교 프로젝트는 똑같은 걸로 수십개 팀이 하고 있다보니 괜히 튀면 감점요인이.. -.-;

하여간..

  • 학교 프로젝트는 잘 만들어도 어디다가 쓸 데가 없어서 재미가 없다
  • 설사 재미가 있더라도 다른 과목 숙제하느라 context switching overhead가 많아서 결국은 곧 재미가 없어진다
  • 억지스러운 학교 프로젝트 스펙들을 보고 있으면, 교수들도 얼마나 수업하기가 힘든지 이해가 간다
  • 그래서.. 얼른 졸업해야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

Hello FreeBSD 세미나

10월 29일 토요일에 Hello FreeBSD 세미나에 참가했습니다. Hello FreeBSD는 색다르게도 IRC 채널이 기반이 된 세미나인데, 차대협님과 여러 도우미분들의 노력으로 오프라인 커뮤니티들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괜찮은 행사로 치루어졌습니다.

제가 발표한 내용은 FreeBSD를 개괄적으로 소개하는 부분인데,
역사, 특성/장점, 구성, 업데이트, 기여방법, 브랜칭, 일정 등을
소개하였습니다. 원래는 개발 과정 등도 소개하려고 했었지만
미리 시간 구성을 좀 해보니까 도저히 시간이 안 맞아서, 빼고
나니까 대충 시간을 맞춰서 끝낼 수 있었습니다. (시간을
맞추는데 도움을 준 타이머에게 감사드립니다. ㅎ;;)

이번 행사에서 야후 코리아의 뽀빠이님께서 야후에서 FreeBSD를
어떻게 쓰는가에 대한 얘기를 발표하셨는데, 검열되어 나온
내용이라 충격적인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부분은 신비속에 싸여있는 야후의 자체 변경사항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 뒤에 좀 있다가 시험공부의 압박으로 일찍 빠져나왔는데,
마침 불꽃놀이 때문에 차가 너무 막히고 해서, 지하철을 탔더니
여의도 지하철에 사람이 그렇게 많이 탄 것도 처음 봤습니다.
사람이 꽉 들어차서 완전 출근길 2호선을 방불케하는..

드디어 오늘 중간고사 마지막 시험이 끝나는데… 끝나서 즐겁다기 보다는 앞으로 남은 조별 발표/프로젝트 들이 걱정이 태산이군요.
흐어어어어.. ㅠ.ㅠ

하여간, 그동안 FreeBSD 관련 행사가 유난히 한국에서 별로 없었는데, 오랜만에 이렇게 많은 FreeBSD 사용자와 만나게 되어서 즐거웠습니다. 🙂 그리고, 발표 잘 하라고 응원해준 스니와 정훈이에게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