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투자한 생명공학 기업 23andMe

오늘 실험 돌려놓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가, 22일에 나온 뉴스 구글이 생명공학으로 가다라는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오우~ MS가 합성생물학에 투자하더니
뭔가 붐인가 싶어서 약간 더 찾아봤더니, 생명공학에 투자했다는
것 보다, 투자받은 회사가 세르게이 브린의 부인이 창립한 회사라는 것으로 더 많이 제목이 뽑혀있네요.

투자받은 회사인 23andMe가 뭐하는 회사인지 무척 궁금해져서 홈페이지를 뒤져봤는데, 아직 신생기업이라 자세한 설명은 없고 구인과 간단한 소개가 나와있네요. 첫페이지의 소개를 보면, 국내에서도 뉴스 같은 데서 자주 소개됐었던 아이템인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서 조상찾기, 가계도 찾기, 유전 형질 알기 같은 것들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미 워낙 오랫동안 다른데서 하고 있는 거라서 이런 말만 써가지고 과연 투자를 받을 수 있었을까 궁금하긴 하지만, 구인 프로필이나 설립자들의 소개에 보면 좀 더 자세한 아이템들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말들이 섞여 있네요~

Wojcicki의 소개에 보면 개인 유전 정보를 제약회사에서 약 개발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해 주고, 일반인들이 자신의 유전적 정보를 보고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합니다. 즉, 개인들에게 유전자와 관련된 재미있는 서비스들을 제공해 주면서 그걸 다른 데도 쓸 수 있게 동의를 받아서 제약회사에 그 정보를 팔겠다는 목적인 것 같죠. 좀 사업을 생각해 보면, 재작년에 BiDil의 FDA승인 이후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유전특성이 있는 약을 위해 개인화 정보가 굉장히 중요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BiDil의 테스트킷을 대체하는 용도로 약이 타겟으로 할 만한 주요 SNP에 대해 지갑에 넣어다니는 RFID같은 걸 개발하면 쓸모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으흐흐;

그리고 구인 페이지의 내용을 보면 “애자일 개발”, C++, Python의 유연함, AJAX, MySQL 등이 언급되는 걸 보면 역시 구글의 강한 영향력 밑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Flash까지 얘기가 나오는 걸 봐서는, 유전자 검사에서 나온 정보를 최대한 사람들이 재미있게 쓸 수 있게 화면을 예쁘게 하거나, 아니면 아예 간단한 커뮤니티나 외부에 제공하는 위젯 같은 서비스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전체 여남은명 모집에서 UI 관련 인력이 무려 3명이나..)

대충 IT쪽 분야는 구글 스타일 그대로 따르면서, 생명공학 분야로 진출하는 회사가 생기는 것을 보니 무척 흥미롭습니다. MS가 투자하는 바람에 가뜩이나 저작권 문제가 불안한 합성생물학 분야에도 구글이 투자를 좀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오랜만의 파이썬 모임 하나 생각

Maya, Google, Civilization IV, Battlefield 2,
BitTorrent,
EVE Online,

Corel PaintShop Pro
,
NASA,
YouTube,
MIT CS101

대충 보기엔 별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프로그램 이름들과 회사(기관)이름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요? — 뻔한 퀴즈지만 파이썬을 주된 도구로 채용한 프로그램이나 기관들입니다. 🙂 이미 익숙하게 알려진 것들이 많지만 얼마 전에 우리에게 친근한 새로운 용례가 또 추가되었습니다. 바로, 다음 웹검색 [1]에서 파이썬을 프론트엔드에 도입한 것입니다! (추측컨데 크롤러와 인덱스 빌더 등에서도 많이 사용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제 파이썬은 대안언어를 넘어서서 제 자리를 확실히 잡은 듯 합니다. 요즘 과학 논문에서 파이썬으로 된 도구를 보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됐고, 이제 학교에서 어떤 과목 프로젝트를 하다가, 같은 조원이 파이썬이란 언어가 있는데 자기가 써보니 괜찮다더라 하면서 소개를 해 줄 정도로 잔뿌리를 널리 폈습니다.

그래서 2000년부터 최근까지의 파이썬 관련 행사들이 대부분 소개를 주목적으로 했다면, 이제는 파이썬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만남을 통해 동기와 아이디어,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는 모임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됐습니다.

마침 서울에 가고 싶은데 핑계도 없고 해서 –; 뭔가 행사를 한 번 만들어 보고자 생각을 좀 해 봤는데, 그냥 옛날 스타일 컨퍼런스도 식상하고, 요새 많은 그냥 언컨퍼런스도 부담이 많고 해서 올해 초의 한국 루비 포럼 세미나의 형식을 약간 따 와서 이런 것을 생각해 봤어요.

먼저 간단한 파이썬 문제 — 프로그래밍 학습에 쓰이는 장난감
문제 뿐만 아니라, 각 활용 분야별 특성을 잘 나타내는 아주 작은 장난감 문제들 — 를 웹에서 모집합니다. 모집은 물론 공개된 방법으로 누구나 올릴 수 있고, 서로 평가해서 높은 순위에서 적당히 몇 개를 추립니다. 여기서 추려진 문제는 행사 시작 1주일 전 공시되어서 행사 참가자들은 자기가 참가할 세션의 문제를 혼자서 풀어봅니다.

그리고 행사 당일에는 OST 형식의 자유토론(과 미리 정해진 코너가 혼합되어)으로 해당 장난감 문제를 푸는 방법에 대해서 참가자들이 돌아가면서 설명해 보고, 거기서 파생되는 테크닉과 여러 습관, 기술, 관련 소식, 경험 등을 얘기합니다. 너무 주제가 산으로 가거나 제한 시간이 지나면 일단 중단하고, 누군가가 다음 세션으로 또 그것을 이어갈 세션을 만들기도 하고 여러 개로 나눠질 수도 있겠죠.
이런 방식의 세션을 제약 없이 연속적으로 3시간 정도 진행하고
잠시 쉬는 시간이나 적당한 공통 세션 후에 다시 또 3시간. -ㅇ-;

특히 게임, 과학계산, 시뮬레이션, 금융전산, 사회학정보처리 분야 같이 기존의
프로그래밍 언어 행사에서 포용하기 힘들었던 분야의 분들이 장난감 문제를 뿌리로 해서 얘기를 뻗어나갈 수도 있겠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음.. 물론 적당한 좋은 형태가 더 있다면 병행할 수도 있고~ 이런 행사 어때요? ^_^

아이디어, 제안, 행사지원, 진행자원봉사 지원 등 어떤 의견이든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