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채플

저희 학교에서는 졸업하기 위해서 채플을 4학기 이수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출석만 하면 이수가 되는 것이지만, 출석을 잘하기가 쉽지가 않아서.. 벌써 학교를 몇년 다니는데도 못 끝내고 있었지요 =.=;;

이번 학기가 마지막으로 4번째 학기였는데, 이번 학기에는 전출을 했기 때문에 오늘 종강 채플이 마지막 애플이었습니다. 학부 재입학을 안 하는 한은 인생의 마지막 채플이라고 생각하니 나름대로 감격스럽고 그렇습니다. -ㅇ-;; 1학년 때는 들어오기 그렇게 싫었던 채플도 나름대로 뭔가 정도 가고 아하하;;

채플이 복학하고 나니 바뀐 것도 제법 있었습니다. 1, 2학년 때에는 좌석도 딱딱하고 노래한다고 일어서라고 그러고 앞에서 연설하는 것도 무척 재미없어서 맨날 들어가서 숙제나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복학하고나니 대강당이 새단장을 쫙 해서 좌석도 상당히 편해졌고, 프로그램도 신경을 많이 써서 누구에게나 감동을 줄 수 있을 만한 연설들이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것으로는 청소년 위원회의 최영희 위원장의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30년 넘게 노동운동과 양성평등운동을 하시던 분이라 그런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러가지 이해하기 쉬운 사례들을 들려줘서 지금까지는 그냥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양성평등에 대해 보다 넓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옛날에 매일 전경들이랑 싸우던 학생운동 동료분이 지금은 아들이 전경이 되어서, 곧 있을 농민 상경 시위 때문에 잠을 못 이루고 걱정을 하더라는 얘기도 정말 와닿았구요.. 상대방을 이해하기가 그렇게 쉽기도 하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

그 외에도 주로 방송/언론 관련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나와서 명사들과 대화하는 대화 채플이라는 것도 흥미로웠는데, 제가 들어갔던 시간에는 《하루가 소중했던 사람들》이라는 책을 지은 김혜원 권사님이 오셨었습니다. 사형수 교화는 정말 대부분의 사람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굉장히 어려운 것인데, 대화에서 우러나오는 30년동안의 경험들을 들으면서 나름대로 여러가지 인간적인 감동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집안에서 아드님과 가사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도 재미있었구요.. 🙂 묵묵히 가사를 맡으시는 어머님들도 속으로 가사를 싫어하면서 가족들을 원망하는 마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지금이라도 알게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대화 채플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YBS에서 나온 학생이 2학년인데도 굉장히 말을 빠르게 하면서도 조리있고 귀에 잘 들어오게 한 것이었습니다. 흐흐 나도 말을 좀 잘 했으면 좋겠네 하는 생각이 깊게 들었습니다.;;

채플은 나름대로 강제로 종교행사에 참가시킨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저야 뭐 병특 하는 동안에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것에 대한 훈련을 많이 받아서 이제 별 불만에 없게 되었습니다. –;;;; 채플이 끝나서, 후련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지만.. 결코 다시 듣는 일은 없기를;;; -O-

3 thoughts on “마지막 채플”

  1. 저희학교는 채플 7학기 이수에요 ^^
    군대가기전에는 1학점씩 학점도 있었고 (출석율로), 교적보고서(교회에서 받아야함)도 학기마다 제출했어야 했어요 ㅋㅋ, 군대 다녀오니 교적보고서 없어졌다고 좋아했었는데, 장학금 탈라면 교적보고서를 내라고 해서 매우 난감했던 … (먼산)

  2. 난 딴 수업은 잘 안들어갔지만 채플은 2년만에 끝내놨지;;; 문제는 전공위주로 듣고 교양을 안들어서; 교양이수학점이 꽤 남았는데 나이먹고 교양들으려니 난감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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