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한동안 혼자 살다보니까, 대량생산된 가공식품들을 상당히 많이 먹게되는데, 그 영향인지 요새 20살때에 비해서 머리가 흐리멍텅해진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주의 집중도 안 되고 뭐 그래서 책을 한번 읽어 봤습니다. 흐흐. 제목은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인데, 제목은 그냥 과자에 관한 책인 것같이 써 있는데, 사실은 과자에만 연관된 내용은 아니고, 현대 가공식품업 전반에 대한 비판을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우선 저자가 원래 제과회사 개발부에서 근무를 하다가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그만두고 완전 배신을 하는 책입니다. 즉, 제과업체의 제조과정을 세세히 아는 사람이 성분을 정말로 알고 조사를 한 다음에 쓴 책이라, 다른 근거없는 주장을 하는 책 보다 읽음직한 책이군요.

이 책에서 타겟으로 하고 있는 것은 대량생산되고 있는 가공식품들에 대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뭔가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어떤 과자는 나쁘고.. 햄은 나쁘고.. 소세지도 나쁘고.. 이런게 아니라 그냥 완전 가공식품 전체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원별로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 라면, 과자, 껌, 캔디, 패스트푸드, 가공유, 드링크류 등에 대해서: 뭐 기존에 다 나쁘게 알려져 있었던 것이지만, 이유를 설명해서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가 나쁜 이유는 가공된 재료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흡수가 너무 빨라서 혈당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고 공복감을 빨리 느끼게 된다.. 이런 식으로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뒷따라옵니다. 이 부분에서 하나 발견한 충격적인 것은,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초콜렛은 초콜렛의 주성분인 코코아버터가 전혀 들어가지 않고, 코코아버터를 짜고 남은 남은 코코아분말 약간에 가공유지를 섞어서 만들어낸 가짜 초콜렛을 사용한다는군요.. 구별법은 “가공초콜렛”, “초콜렛가공품”등 가공이 들어가면 그런.. (사실 대부분;;)
  • 정백당에 대해서: 직접 살림 안 하는 사람이라면 생각보다 엄청나게 싼 가격에 놀라는 정백당에 대한 설명도 합니다. 정백당은 사탕수수에서 설탕만 정제해서 모아놓다보니, 너무 순도가 높아서, 일정 혈당량 유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서 당뇨병이나 저혈당증을 유도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나 주의점! 흑설탕이나 올리고당도 다 그렇답니다. 흐흐;
  • 지방에 대해서: 3장에서는 지방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지방은 무조건 나쁘다고 주장하다가 일찍 죽은 양반 얘기와, 알고보면 지방은 무지 좋다 그러는 황제다이어트파들이 병에 잘 걸리는 얘기를 소개하면서, 지방의 구조에 따라서 뭐가 필요하고 뭐가 왜 불필요한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이 대체 뭔지 정체를 설명한 부분이 마음에 드는군요. 🙂
  • 화학식품원료에 대해: 항산화제나 방부제, 조미료, 색소, 향료 등 식품들이 엄청나게 사용되고 있는 화학합성재료들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천연 성분을 대안으로: 그래서 결국은 자연식이 좋고, 수퍼에서 포장된 것은 사먹지 말라고 합니다. 으흐흐.. –;;;;

그런데, 저자가 워낙 데인 것이 많은지, 초반에는 너무 오바를 합니다. 경험을 쓰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너무 감정에 치우쳐서 했던 말을 계속하고 다른 말로 바꿔서 또 하고, 앞에서 주장한 것을 다른 근거로 또 하고.. 아흐. 동네 반상회 반장 연설도 아니고.. 앞부분에서는 또 너무 오바하는 바람에 침착한 설명이 빠져서 실험이나 논증의 헛점이 나올 수 있는 주장이 너무 연속적으로 많이 등장해서 읽기가 피로할 정도군용. 건강식품 전단지에 나올 만한 내용이랄까..;; 그렇지만, 책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저자가 자료 조사한 것이 붙었는지, 분노가 진정이 된 것인지 근거 설명도 잘 되고 있고, 논리 전개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어서 읽기 매우 편해집니다. 앞부분과 뒷부분은 아무래도 다른 사람이 쓴 것이 아닐까.. -.-;;

음료들을 마실 때마다 성분표에 써 있는 방부제들을 보면 참 먹기가 껄적지근하고~ 정백당 안 좋다는 것도 이제 다 이해는 가지만.. 세상에 그런 것 안 먹고 살 생각을 하니 뭘 먹고 살아야할지.. (혼자 요리를 다 해먹자니 ㅠ.ㅠ)

우울증의 인지치료


우울증에 대해서 좀 더 깊숙히 알아보고자, 우울증 치료에 관한 책을 샀습니다. 우울증에 대한 책은 서점에 정말 많이 있긴 했는데, 수필집쪽에 꽂혀있는 것들은 너무 피상적이고 다 극복한 사람들이 올챙이적 시절 모르듯 긍정적으로만 접근하고 있어서 이해가 된다기보다는 그냥 그런것도 있구나 정도 밖에는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심리학쪽에 꽂혀있는 책들을 봤는데, 대체로 한 주제에 너무 집중해서 깊숙히 파고 있거나, 이상심리학 전체를 다루는 바람에 우울증 부분이 적거나 그런 편이라서, 적당한 것이 마땅히 없었는데 이 책은 적당히 원인과 현상, 치료 기법 등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 점이 괜찮았습니다. 🙂 저자의 성이 Kent Beck과 같다는 점도.. ^_^

소프트웨어를 주로 하는 프로그래머들은 직업 특성상 늘상 별 이유없이 낙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울증이 뭔지 잘 모르고 그냥 에러가 많이 났는데 잡을 시간이 없어서 우울한 것이나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기가 십상입니다. (물론 저도~) 그렇지만,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을 읽어보니 우울증은 그냥 에러 잡기 귀찮은 그런 것과는 좀 다른, 사고 과정 상의 연쇄작용으로 일어나는 복잡한 현상인 것이었습니다. 즉, 우울증이란 그냥 기분이 나쁜 상태라기보다는, 한가지 또는 여러가지의 자기에게 일어난 문제를 지나치게 확대하거나 다른 것을 잊어버린 채로 그런 문제점에 집중하거나, 부정적인 사고를 연속적으로 해서 결국은 왜곡된 심리에 휘말리는 사고 과정 같은 것이 계속 반복되어 객관적인 시각에서 자신을 보지 못하는 상태를 얘기하는 듯 합니다.

처음 시작은 아주 사소하게 자기가 빨래를 했는데 실수로 돈을 안 꺼내고 빨아서 1000원을 못 쓰게 됐다는 점을 자책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그 문제를 확대해서 이 문제 저 문제 다 붙어서 결국은 “난 안돼” “살 가치가 없어” “난 주변사람들에게 해가 될 뿐이야” 정도까지도 발전이 돼서 자살소망단계까지도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일들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면 말이 안 되지만, 사고 단계마다 비약이나 왜곡을 약간씩만 더한다면 여러 단계가 거치면 그렇게 생각이 진행될 수도 있구나 하고 책의 예제를 보고 감정이입을 해 보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여러가지 사고적인 것 뿐만 아니라, 우울증은 생리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되기도 하는데, 시냅스간의 신경전달 물질이 부족한 경우, 논리 왜곡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감정이 부족한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신경전달 물질의 부족으로 결국은 우울증의 악순환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해 주는 리튬제가 상당한 빠른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약물치료만으로 극복하는 경우에는 다시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재발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인지적인 치료도 동반되어야 한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인지적인 치료가 과연 어떤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지 치료는 다른 의학들처럼 물리적인 메카니즘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정신적인 사고 과정을 분석해서 악순환을 끊어서 객관적인 사고를 복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적인 과정입니다.

따라서, 인지 치료에서는 먼저 환자가 왜 그런 사고 과정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를 주변 사람의 정보와 본인의 정보를 토대로 밝혀낸 다음에, 그 사고 고리를 스스로 반박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결국은 원래의 생활에 복귀하여서도 그런 사고로 돌아가지 않도록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여러가지 논리 기법을 숙련시켜 주는 것이 주가 되는 것 같네요. (책 안에서는 많은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를 예시로 치료기법들을 설명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우울증 치료에 있어서 주변 사람들이나 치료자의 대응이 기존의 상식과는 다른 점이 꽤 많이 있었는데, 예를 들면 환자에게 주변 사람들이 이유없이 게속 잘 해주려고 하는 것 또한 자책감으로 인한 우울증 환자에게는 “난 주변사람들에게 짐이 될 뿐이야”같은 심리를 자극해서 더 악화되게 만들 수도 있다고 하고, 환자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이런 저런 질문을 너무 많이 하다보면 자기 상황에 대한 수치심으로 또 악화되고.. 이런 상황이 여러가지 있다고 합니다. 즉, 우울증 환자를 접할 때에는 항상 자신의 행동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지 여러모로 생각해 보고 불명확한 해석이 있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오해하지 않도록 부연 행동이나 설명을 해 주도록 명시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 그런 행동이 너무 티가 나면 안 되겠죠~

현대 사회에서는 점점 사람과 사람 사이가 어떤 면에서는 고립되어 가고, 개인적인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울증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울증도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잡으면, 주변의 도움으로 어려운 경험없이 쉽게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미리미리 공부해서 명랑 사회 만들어 나갑시다. -O-

우울증의 인지치료


우울증에 대해서 좀 더 깊숙히 알아보고자, 우울증 치료에 관한 책을 샀습니다. 우울증에 대한 책은 서점에 정말 많이 있긴 했는데, 수필집쪽에 꽂혀있는 것들은 너무 피상적이고 다 극복한 사람들이 올챙이적 시절 모르듯 긍정적으로만 접근하고 있어서 이해가 된다기보다는 그냥 그런것도 있구나 정도 밖에는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심리학쪽에 꽂혀있는 책들을 봤는데, 대체로 한 주제에 너무 집중해서 깊숙히 파고 있거나, 이상심리학 전체를 다루는 바람에 우울증 부분이 적거나 그런 편이라서, 적당한 것이 마땅히 없었는데 이 책은 적당히 원인과 현상, 치료 기법 등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 점이 괜찮았습니다. 🙂 저자의 성이 Kent Beck과 같다는 점도.. ^_^

소프트웨어를 주로 하는 프로그래머들은 직업 특성상 늘상 별 이유없이 낙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울증이 뭔지 잘 모르고 그냥 에러가 많이 났는데 잡을 시간이 없어서 우울한 것이나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기가 십상입니다. (물론 저도~) 그렇지만,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을 읽어보니 우울증은 그냥 에러 잡기 귀찮은 그런 것과는 좀 다른, 사고 과정 상의 연쇄작용으로 일어나는 복잡한 현상인 것이었습니다. 즉, 우울증이란 그냥 기분이 나쁜 상태라기보다는, 한가지 또는 여러가지의 자기에게 일어난 문제를 지나치게 확대하거나 다른 것을 잊어버린 채로 그런 문제점에 집중하거나, 부정적인 사고를 연속적으로 해서 결국은 왜곡된 심리에 휘말리는 사고 과정 같은 것이 계속 반복되어 객관적인 시각에서 자신을 보지 못하는 상태를 얘기하는 듯 합니다. 즉, 처음 시작은 아주 사소하게 자기가 빨래를 했는데 실수로 돈을 안 꺼내고 빨아서 1000원을 못 쓰게 됐다는 점을 자책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그 문제를 확대해서 이 문제 저 문제 다 붙어서 결국은 “난 안돼” “살 가치가 없어” “난 주변사람들에게 해가 될 뿐이야” 정도까지도 발전이 돼서 자살소망단계까지도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일들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면 말이 안 되지만, 사고 단계마다 비약이나 왜곡을 약간씩만 더한다면 여러 단계가 거치면 그렇게 생각이 진행될 수도 있구나 하고 책의 예제를 보고 이해를 하게 되었네요..

여러가지 사고적인 것 뿐만 아니라, 우울증은 생리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되기도 하는데, 시냅스간의 신경전달 물질이 부족한 경우, 논리 왜곡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감정이 부족한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신경전달 물질의 부족으로 결국은 우울증의 악순환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해 주는 리튬제가 상당한 빠른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약물치료만으로 극복하는 경우에는 다시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재발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인지적인 치료도 동반되어야 한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인지적인 치료가 과연 어떤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지 치료는 다른 의학들처럼 물리적인 메카니즘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정신적인 사고 과정을 분석해서 악순환을 끊어서 객관적인 사고를 복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적인 과정입니다. 따라서, 인지 치료에서는 먼저 환자가 왜 그런 사고 과정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를 주변 사람의 정보와 본인의 정보를 토대로 밝혀낸 다음에, 그 사고 고리를 스스로 반박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결국은 원래의 생활에 복귀하여서도 그런 사고로 돌아가지 않도록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여러가지 논리 기법을 숙련시켜 주는 것이 주가 되는 것 같네요. (책 안에서는 많은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를 예시로 치료기법들을 설명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우울증 치료에 있어서 주변 사람들이나 치료자의 대응이 기존의 상식과는 다른 점이 꽤 많이 있었는데, 예를 들면 환자에게 주변 사람들이 이유없이 게속 잘 해주려고 하는 것 또한 자책감으로 인한 우울증 환자에게는 “난 주변사람들에게 짐이 될 뿐이야”같은 심리를 자극해서 더 악화되게 만들 수도 있다고 하고, 환자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이런 저런 질문을 너무 많이 하다보면 자기 상황에 대한 수치심으로 또 악화되고.. 이런 상황이 여러가지 있다고 합니다. 즉, 우울증 환자를 접할 때에는 항상 자신의 행동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지 여러 모로 생각해 보고 불명확한 해석이 있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오해하지 않도록 부연 행동이나 설명을 해 주도록 명시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 그런 행동이 너무 티가 나면 안 되겠죠~

현대 사회에서는 점점 사람과 사람 사이가 어떤 면에서는 고립되어 가고, 개인적인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울증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울증도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잡으면, 주변의 도움으로 어려운 경험없이 쉽게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미리미리 공부해서 명랑 사회 만들어 나갑시다. -O-

달콤한 잠의 유혹

불면증 때문에 우울증도 겹쳐서 고생하는 친구가 있어서, “나는 잠이 왜 이렇게 많은가!” 궁금하기도 해서 잠에 대한 책을 하나 샀습니다. 그동안 잠에 대한 얘기는 사실 여기저기 짤막한 상식 글에 제법 많이 나와 있는 것을 보았지만, 그런 글들은 그다지 과학적인 연구없이 그냥 경험만을 토대로 얘기한 경우도 있고 체계적인 기반 지식을 얘기해 준 것이 아니라 크게 도움은 잘 안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많았습니다.
이 책은 잠의 원리를 개략적으로 해설할 뿐만 아니라, 잠/꿈과 관련된 수많은 통용되는 상식들과 사례를 소개하고 있어서 그동안 많은 시간을 자는데 보내고 있으면서도, 정작 잠의 특징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답답함을 어느 정도 해소하였습니다. ^_^

이 책에서는 앞 부분의 50페이지 정도는 정말 지루하게도 약장수처럼 자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잠 안 자면 얼마나 피곤한가를 반복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사실 그 부분은 어찌나 지루한지.. 그냥 건너 띄는게 나을 것 같더군요. =.=; 그 다음부터는 우선 잠의 단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보통 TV같은 곳에서 진정한 잠이라고 자주 언급을 하는 REM수면 외에도 그 바로 앞 단계인 서파수면이 그렇게 중요한 지는 처음 알았네요~ REM 수면은 오히려 거의 안 자는 동물도 있다고 하고.. (스포일러 중! 쿠쿠)

그 이후에도 이제.. 잠을 방해하는 요소인 카페인, 알코올, 니코틴 등이 어떤 방식으로 잠을 방해하는가에 대한 것, 잠을 잘 오게 하려면 체온이 올라갔다가 서서히 내려가야 한다는 점, 대부분의 사람은 일어날 시간을 미리 자기 전에 생각하면 대충 그 시간에 일어날 수가 있다는 점 등 연구가 충분히 된 결과들을 재미나게 설명을 하고 있어서 책을 놓기가 쉽지가 않네요. 🙂

이 책의 저자는 행동생물학을 전공한 박사임에도 불구하고, 문학 작품을 인용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거의 영문학을 연구한 사람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군요. 보통 컴퓨터과학 서적에서 시도때도 없이 인용해대는 앨리스 얘기도 당연히 나오고 있구요. 🙂 재미있었던 오스카 와일드의 일화 하나를 소개해 봅니다.

창조적인 일을 한 위대한 인물들 가운데 무수한 사람들이 올빼미였다는 사실은 무척 안심이 된다. 오스카 와일드 역시 진정한 올빼미였다. 한 친구가 오스카 와일드에게 다음날 아침 9시에 자신의 집에 들러 달라고 부탁하자, 오스카는 이렇게 대답했다.

“자네 참 대단한 사람이군! 난 절대로 그렇게 늦게까지 깨어 있지 못하네. 나는 늦어도 5시에는 늘 잠자리에 들거든.”

— 폴 마틴, 《달콤한 잠의 유혹》

《이머전스》

이머전스 표지
서점에서 표지를 봤을 때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으면서도 생소한 제목은 알고보니 노스모크에서 많이 들었던 그 “창발성“의 영어 표현이었군요. 🙂 표지 뒷면에 나와있는 서평 발췌문들에서 느껴지는 포스에서 뭔가 무척 호기심이 갔습니다. 크흐;

먹이가 풍부할 때는 따로따로 떨어져서 살다가, 먹이가 부족하면 누가 대장이랄 것 없이 모여서 한 덩이가 되는 진균의 얘기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별 지휘력이 없는 여왕개미와는 별개로 개미개체간의 페로몬을 이용한 피드백으로 마치 전체가 한 개체인 것처럼, 늙어가기도 하고 행위를 결정하기도 하는 개미 사회, 영원한 모더레이터가 존재하지 않으면서 분권적인 모더레이터 시스템을 이용해서 유지되는 슬래시닷 등을 통해 뭔가 세계적인 흐름에 대한 설명으로 엮어집니다. 피드백, 사회적 개체들의 자기조직화 같은 것들은 그동안 띄엄띄엄 여러 사건들에서 막연하게 느끼기는 했지만, 《이머전스》에서 이렇게 묶어놓으니, 정말로 완전히 환원적으로 봐서는 알기가 힘든 거시적인 창발성의 힘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책에서 예로 들고 있는, 심시티, 심즈 시리즈나 라이프게임 같은 것들은 각각의 개체들은 비교적 단순한 규칙에 따라 동작하지만, 개체간의 피드백을 통해서 조직화가 되기 시작하고, 결국은 뭔가 그럴듯한 것이 나온다는 것을 보면, 1개의 세포가 분열해서 인체가 이루어지는 것이라든지, 증권 시장에서 자주 보이는 별 이유없이 우루루 마구 오르다가, 다시 우루루 내려가기도 하고 그러는 것들도 뭔가 맥이 통한다는 감이 옵니다.

《이머전스》는 그 전에도 이런 분석이 많이 있었는지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생물학, 도시의 흥망, 신경망,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따로따로 지식을 하나로 묶어서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작가의 굉장한 통찰력은 놀랄만 합니다. 앞으로 저도 생활 습관이나 UI 디자인, 코드 동작 등의 여러 부분에서 피드백으로 창발성을 만들어 내 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게 며칠 생각해 봐도 잘 생각이 안 납니다. 기회가 되면 꼭 써봐야겠네요. 크흐;

흐흐.. 번역도 잘 돼 있는 편이니, 꼭 보시라고 추천 꾹~.
으음 그런데, 역시 흩어져 있는 지식을 모아서 흐름으로 만들기로는 빠질 수 없는 매트 리들리의 《붉은여왕》이나 《본성과 양육》이 빨간색 책 표지인데, 이 책도 빨간색인 것을 보면…. (… 괜한데서 패턴을 찾으려는 노력을;;)

매머드: 빙하기 거인의 부활

장호언니와 럭셔리문화체험단 탐사를 수행하고 코엑스를 어슬렁거리면서
살 책을 찾아보다가, 약간 표지가 이상한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뭔가.. 물을 먹었다가 말린 듯한 이상한 재질 –; 흐흐 독특..

매머드는 (외국어표기법대로 하면 매머쓰 아닌가? ;;) 어릴 때는
그냥 막연한 코끼리 조상이거니 하고 생각하고 있었고, 진화 관련된
책을 조금씩 읽어온 얼마 전까지는, 그냥 북아메리카에 살다가
아메리칸 인디언이 아메리카 대륙에 들어가면서 다 잡아먹어서
멸종된 동물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 역시 그냥 대충
알아서는 말할 수가 없는게.. 흐흐. 매머드는 시베리아에도 살고 있었고,
코끼리의 조상이 아니며, 북아메리카 외의 다른 지역은 사람이 잡아먹은 흔적도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군요.. (충격!)

이런 매머드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접할 수 있는 이 책
《매머드, 빙하기 거인의 부활》
은 매머드를 부활시키기 위해서 매머드를 연구하는 학자,
매머드가 멸종한 이유를 밝히기 위해서 연구하는 학자,
시베리아의 플라이스토세 생태를 알기 위해 연구하는 학자 등
여러 이유로 매머드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실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매머드 연구하는 학자가 몇명이 안 돼서 그런지, 정말로 이 책은
거의 소설책처럼 소수의 인물들만 나오는데, 작가의 실력이 발휘되어
진짜로 탐사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흐흐. 19세기
이전부터 시베리아 사는 사람들이 여름에 동토층이 녹으면 매머드
엄니를 잘라다가 팔아서, 시장에 한때는 1년에 수천개가 팔리기도 했다는
얘기나.. 살이 붙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매머드를 힘든 탐사 끝에
발굴해서, 따뜻한 여름이 올 때까지 수년을 기다려서 땅을 통째로
들어서 헬리콥터로 옮긴 얘기라던지.. 읽으면서 잠시 진짜 과학자가
된 기분이.. 하하 🙂

매머드 멸종에 대한 것도 아직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고,
매머드 부활도 안 됐고.. 정말로 참 결론에 쓸 게 없을 만한 얘기인데도
책을 마무리를 지은 게 참 대단합니다.; 그래서 결론이 약간 허무하기는
한데.. 플라이스토세 공원 얘기는 완성되면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은 꿈에도 나와버렸습니다. -o- (책 보면 자주 꿈에 그게 나오는..;;)

출퇴근 길에 들고다니면서 가볍게 읽을 만한 책으로 괜찮은 듯 합니다~
(위에 표지 사진이 누워 있어서 왠지 짧은 쪽으로 넘기는 책일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냥 통상적인 책입니다;;)

《나무》

[ISBN-893290507X] 어댑터가 없어서 충전도 안 된 노트북 부여잡고 뒹굴뒹굴 대던 지루한 추석 연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노트북도 여전히 못 만지고 해서, 오랜만에 기차 안에서 우아하게(ㅋㅋㅋ) 책이나 읽어볼까 하고 동생 책을 하나 빼 왔습니다. 딱히 눈에 띄는 것도 없고 해서 동생이 골라 주는 것을 아무거나 덥석 집어 왔는데,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평소에 픽션은 거의 안 읽는 터라 실제 작품은 한 번도 못 읽어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였습니다. 그동안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품은 왠지 이름에서 지지리 궁상 얘기 뭐 그런 것 같은 분위기가 물씬 나서.. (아무래도 베르테르의 영향이리라 –;) 거부감이 있었지만, 삽화가 재미있어 보여서 마음이 내켰습니다. 으히히 :)

나온지 꽤 오래된 책이고 이미 베스트셀러에 한참 전에 있었던 책이라 많이들 읽어 보셨겠지만, 아아.. 이 충격이란! 첫 작품인 “내겐 너무 좋은 세상”부터가 그래! 소설이라면 이렇게 재미있는 상상을 할 수도 있지! 하고 탁 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 버렸습니다. (재미없는 영화를 봐도 감정이입을 잘 하는 성격..) 흐흐 바로 그.. 가전제품들이 다 감성화가 되어서 조용한 옛날 가전제품들이 더 그립다는.. 사실 저도 전에 한번 꿈에서 나온 적은 있는 얘기이긴 하지만 흐흐..

그 이후에도 투명 피부이야기, 타임머신 이야기, 고령 사회 이야기, 인간이 아닌 종이 인간을 애완 동물로 사육하는 방법을 적은 이야기 등등 꿈 속에서 한번씩은 비슷한 상상을 해 봤음직한 얘기들을 정말 고루고루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는데, 정말 얘기에 흠뻑 빠져서 얘기 하나 읽고서는 한 20분은 그 생각에 이리 저리 엉뚱한 생각을 덧붙여보고.. 치매 예방에 정말 좋겠습니다 =.=;;

흐흐.. 혹시나 아직 안 읽어보신 분 중에 공상과학 꿈을 주로 꾸는 분들은 꼭 읽어 볼 만 합니다. :)

재미있었던 묘사를 하나 인용.. 이히히

“”” 냄새는 날이 갈수록 더욱 독해졌다. 그러자 어떤 유기물 덩어리가 운석 내부에서 부패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가정이 제기되었다. 냄새가 오죽 역겨웠으면 파리들조차 멀리 날아가 버리는 판국이었다.

그 악취에 태연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코의 내벽이 따끔거리고 목구멍에 염증이 생기는가 하면 혀까지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천식 환자는 숨이 차서 헐떡거렸고, 코가 막혀서 입으로 숨을 쉬던 감기 환자조차 입 벌리기를 두려워하였으며, 개들은 죽어라 하고 울부짖었다. — 68페이지, “냄새” “””

“”” 하지만 기계가 사람처럼 구는 것도 어느 정도지. 이건 해도 정말 너무했다. 가장 하찮은 도구들조차 제가 맡은 일을 주도적으로 하겠다고 기를 쓰는 상황이 되었으니 말이다. 셔츠는 제 스스로 단추를 채웠고, 넥타이는 마치 뱀처럼 제 스스로 사람의 목 주위에 감겼다. 텔레비전과 하이파이 오디오 세트는 서로 자기가 먼저 집주인을 즐겁게 해 주겠다고 다투었다.

사정이 이쯤 되고 보니, 뤽은 때때로 소박하고 말 없는 옛날 물건들이 그리웠다. 온-오프 스위치가 달려 있어서 사람 손이 가야만 움직이는 가전제품들, 금속으로 된 작은 종을 두드려서 소리를 내는 태엽 자명종, 삐걱거리는 문, 자력으로 움직일 수 없고 그래서 위험하지도 않은 실내화, 요컨데 생명의 흉내를 내지 않는 물건들이 말이다. 하지만 그런것들은 이제 골동품 가게나 가야 찾아볼 수 있다. — 15페이지, “내겐 너무 좋은 세상” “””

“””

《클론 AND 클론》

[ISBN-8976829166] 당신의 머리카락에서 DNA를 추출해 클론을 만들었다면 그는 과연 당신인가, 아닌가?

이런 전산쟁이가 들으면 뻔한 얘기를 갖고 혼동하는 사람들을 클론 관련 토론을 보면 자주 보게 되는데, DNA는 클래스이고, “당신”은 인스턴스이기 때문에 당연히 다르고, 인스턴시에이션 된 후에도 꾸준히 어트리뷰트들이 바뀌겠다는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O- 뭐 그래도 생명 복제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건 아무래도 인스턴스를 복사하는 문제하고는 다른 것이라.. 생명 윤리에 대해서 머리 속에서 $@#&%*(@&#%(*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접근하면 양 세는 것 보다 더 강력하게 잠오는 무한루프…)

그런데, 작년에 읽었던 프랜시스 후쿠오카의 《Human Future》를 읽고서는 아아 그래 뭔가 똑똑한 사람들이 이미 생각 개진을 많이 해놨구나 느끼고 있기는 했는데, 마침 오랜만에 책을 찾다가 뭔가 아주 사이비 종교 광고 책 처럼 생긴 《클론 AND 클론》을 발견했습니다. 표지와 제목은 영 미심쩍었지만, 그래도 저자 중에 굴드씨가 있었기에.. 믿고서는 :)

이 책은 99년에 나온 책인데, 돌리가 나온 직후에 여러 생명 윤리 관련 전문가들이 쓴 글들을 모아서 발간한 책입니다. 굴드 같은 이 분야의 전문가들의 냉철한 글외에도 SF 소설가들의 복제가 일어난 후의 세상을 그린 소설, 철학자들의 여러 철학론에 비춘 해석, 종교계 윤리학자들의 종교적인 관점에서의 이성적인 해석 등 여러가지 유익한 글들이 엮여있습니다.

처음에는 소설 여러개가 엮여 있는데.. 이 책을 번역한 이한음씨가 아무래도 과학서만 번역하던 분이라 그런지 무미건조에 하나도 재미가 없는 1장을 채 읽기가 힘든 이 문체란.. ;; 꿋꿋이 참고 그래도 몇페이지 읽다가 결국은 소설을 넘겼습니다. -0- 그 다음부터는 이제 굴드, 도킨스, 조지 존슨 등의 유명한 과학자들의 글이 나옵니다. 굴드씨의 글은 아주 짧은데 일란성 쌍둥이는 이미 과학적으로 가능한 클론보다도 더 완벽한 클론인데 왜 사람들은 클론에 대해서 그렇게 부정적인가에 대해 분석을 하고 있는데, 그 주된 문제점으로써 일란성 쌍둥이는 동시에 태어나기 때문에, 서로의 존재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 정체성의 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한 일은 없는 편이지만, 클론은 시간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뒤에 태어난 클론이 앞에 태어난 원본의 삶에 일어나는 여러 일에 대해 충격을 받거나 운명으로 받아 들이고 비관적으로 살 경우 같은 점을 들고 있습니다. 아아 흐흐 이건 전혀 생각을 못 했던 것인데 이런 문제가 있군요. -O-;

도킨스씨는 역시 한쪽 끝 끌개 지역에 분포하는 사람이라, 글도 아주 과격하게 전혀 반대할 이유가 없다하고서 여러가지 논거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뭐 자세한 것은 워낙 긴 논리적 전개가 필요해서 직접 읽어 보셔야 겠지만, 논리적이지 않은 반박을 하는 일부 과격한 종교계 사람들의 전형적인 예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그 사람들 패턴이 이해가 됩니다.;;

“”” 이 토론자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람은 최근에 주님의 전당에 뽑힌 사람이었는데, 그는 텔레비전 스튜디오에서 여성들과 악수하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토론을 신속하게 시작되도록 하는데 기여했다. 그의 악수 거부가 여성들이 생리 중이거나 불결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은 명백했다. 여성들은 그 성직자에게 종교적 선입관에 항상 수반되기 마련인 ‘존경’을 표하면서, 나라면 도저히 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우아하게 그 모욕을 받아들였다. 패널 토론이 시작되고 좌장인 여성이 이 턱수염 난 성직자에게 정중히 경의를 표하면서, 복제가 피해를 끼칠 것인지 말씀해달라고 부탁하자 그는 원자폭탄은 해롭다고 대답했다. 그렇다. 거기에는 정말 반대 의견이 있을 여지가 없다. 그러나 복제를 논의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토론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

역시 도킨스씨는 끝까지 아주 다혈질적으로 맹렬히 공격하고 있는데, 음 그래 그래~ 하면서 그런대로 수긍이 흐흐; 물론 도킨스씨 글 같은 것만 있으면, 뭔가 균형이 안 맞았겠지만, 미국의 국가 생명 윤리 자문 위원회나 윤리학 교수, 법윤리학 권위자들의 글들이 후쿠오카의 글에서처럼 “아 이런 똑똑한 사람들! 이런 것도 생각했군!”하는 탁 치게 만드는 논리들이 전개가 돼서 “그래 나는 세상 걱정 안 해도 되겠구나~”하는 결론만;;;; 얻게 되었습니다. 흐흐

생명윤리에 대한 토론은 아무래도 그동안 여러 군데서의 경험을 보면 그냥 쉽게 감정적인 자기 논리 세계를 기반으로 한 단방향적인 주장이 연속되다가 그냥 감정싸움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책에서 체계적인 논리적 주장들로 종교/윤리적 관점의 반론이 전개되는 것을 보니 굳이 이런 얘기는 아무데서나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결국은 이런 산만한 결론으로 치닫는다.. –;)

그래요, “과학과 논리학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말해줄 수 없는” 것이지요. (리처드 도킨스)

컨설팅의 비밀 (The Secrets of Consulting)

[ISBN-8991268005] 전에 인사이트 출판사에서 메일온 것에 하나 답변을 줬던 적이 있는데, 나중에 좋은 책이 출간됐다고 하나 보내줬는데 바로 이 《컨설팅의 비밀》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Programming Pearls 같은 책을 주로 번역 출판하던 회사라서 뭔가 싸구려 책은 아니겠지 했는데, 컴퓨터 관련 책도 아니라니 참 기대가 됐습니다.

회사에 택배를 우선 선불로 보내줘서 아주 좋은 인상을;; 그런데 아아 역시 이거 상당하군요. 페이퍼백이 14900원이라니 -ㅇ-; 그래 뭔가 읽을 게 있으니 그렇게 했겠지 하고;; 으음 그런데 뭔가 뒷면의 추천에 오우 김창준님이 추천하는 말 끝을 쓰셨군요. 뭔가 기대가 되면서.. :) 그런데 받고 한 3분쯤 있다가 갑자기 친구 [WWW]승범이에게서 msnm메시지가 왔는데 앗 갑자기 웬 방금 받은 책의 표지가 있는 [WWW]페이지의 URL을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까! 아앗 내가 이 책 받은 걸 어떻게 알았지! 했는데 아이 이런 흐흐 승범이가 이 책의 일러스트를! 아 그림이 어디선가 본 그림체 같다 했더니~ 아 이제 책에 호감이 굉장히 생기면서 괜히 뿌듯하면서;;

그런데 그 이후로 책을 다 읽는데는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우선 전에 읽던 《베트남 10000일의 전쟁》과 《전쟁의 역사》를 덜 읽어서 출퇴근할 때만 읽다보니 아무래도 시간이.. 내용은 주로 컨설턴트의 고객 다루는 방법, 자기 발전하는 방법에 대해서 쓰고 있는데, 유명한 책이라서 그런지 역시 법칙이 상당히 많아서 뒤에 부록으로 법칙 목록이 정리되어있기도 합니다.; 각각의 법칙이 실제 저자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 그런지 설명이 상당히 수긍이 가도록 되어 있어서 아아 그래 맞아 맞아~ 하며 맞장구를 치며 읽게 됩니다. 수긍이 갔던 부분 몇군데를 발췌해 보자면,,

돈이 필요하면, 일자리를 구하지 말라.

왜? 이상한가? 만약 돈이 절실하면 이 일자리 하나로 돈 문제를 해결하려고 몸값을 너무 높게 책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가격을 바탕으로 자신을 팔려서 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하던가. 이러한 경우 둘 다 컨설팅에서 몸값을 도구로 사용할 유용한 기회를 놓쳐 버린다. — 254 페이지, 금전에 대한 니드와 다섯 번째 법칙

뭔가를 잃는 최선의 방법은 그것을 지키려고 애쓰는 것이다. — 201 페이지, 로머의 원칙

그 외에도 꼭 컨설턴트가 아니라도 누군가에게 뭔가 조언을 할 일이 생길만한 경우, 외부의 컨설턴트에게 대처하는 경우 등에서 이 책을 안 읽었더라면 여러번 시행착오를 거쳤을 만한 일들이 많이 적혀 있어서 “페이퍼백이 14900원”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가치 있는 책으로 느껴집니다. :)

《베트남 10000일의 전쟁》

[ISBN-8932460817] 오랜만의 책 감상문입니다~ 사실 출근 거리가 짧아지면서, 책 읽는 시간도 무지 줄은데다.. 하도 오랫동안 같은 책을 읽다보니 다 읽고 나면 감흥이 떨어져서 잘 안 쓰게 되네요 흐흐; 생각나는대로 하나씩 써 봐야겠습니다~ 오늘의 책은 《베트남 10000일의 전쟁》입니다. 상구님의 추천으로 사게 되었는데, 정말 재미있어서 이거 출퇴근 시간이 무지 즐거워졌습니다. ^^^;;

이 책은, 베트남 전쟁의 실질적인 시작인 호치민과 패티 소령의 1944년 첫 만남부터 1974년 미군의 철수까지 30년간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뭐 베트남전 이후 세대는 대체로 베트남전을 피상적으로 그냥 전쟁으로 알고 있을 뿐이지, 그게 구체적으로 왜 일어났는지 어떤 규모인지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모르고 누가 먼저 싸움을 걸었는지도 모르고 뭐 그런 편이죠 으흐흐.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된 것인데, 이 책의 앞 부분에서는 베트남전이 미국의 권력 다툼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뭐 그런 엉뚱하고 쓸데없는 이유로 한 것이라고 전적으로 쓰고 있는데.. 이 책만 봐서는 정말 미국이 쌩 나쁜놈이 되는군요.. 흐흐 나중에 혹시나 모르니 미국의 변을 다룬 책도 한 번 읽어 봐야겠습니다.

대충 생각해 보면, 아프가니스탄도 그렇고 이라크도 그렇고 베트남도 그렇고 항상 미국은 뭔가 자기가 다른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서 원조하던 세력이 나중에 독립한다고 간섭하지 마라고 하면, 나쁜 놈을 만들어서 공격을 하고 쌩쑈를 하는데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듯 합니다. 흐흐.. 과연 한국전쟁은 진짜로 북한에서 먼저 공격한 것인지 의심이 들 지경입니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북한이 먼저 공격했다에 한표;; )

아.. 드골, 처칠 등 나름대로 서방 세계에서는 자유 수호로 유명한 사람들도 알고보면 베트남 독립을 반대하고 막 수십만명 갖다가 싸움시킨 나쁜 놈들이고.. 흐흐 아이고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