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잠의 유혹

불면증 때문에 우울증도 겹쳐서 고생하는 친구가 있어서, “나는 잠이 왜 이렇게 많은가!” 궁금하기도 해서 잠에 대한 책을 하나 샀습니다. 그동안 잠에 대한 얘기는 사실 여기저기 짤막한 상식 글에 제법 많이 나와 있는 것을 보았지만, 그런 글들은 그다지 과학적인 연구없이 그냥 경험만을 토대로 얘기한 경우도 있고 체계적인 기반 지식을 얘기해 준 것이 아니라 크게 도움은 잘 안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많았습니다.
이 책은 잠의 원리를 개략적으로 해설할 뿐만 아니라, 잠/꿈과 관련된 수많은 통용되는 상식들과 사례를 소개하고 있어서 그동안 많은 시간을 자는데 보내고 있으면서도, 정작 잠의 특징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답답함을 어느 정도 해소하였습니다. ^_^

이 책에서는 앞 부분의 50페이지 정도는 정말 지루하게도 약장수처럼 자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잠 안 자면 얼마나 피곤한가를 반복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사실 그 부분은 어찌나 지루한지.. 그냥 건너 띄는게 나을 것 같더군요. =.=; 그 다음부터는 우선 잠의 단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보통 TV같은 곳에서 진정한 잠이라고 자주 언급을 하는 REM수면 외에도 그 바로 앞 단계인 서파수면이 그렇게 중요한 지는 처음 알았네요~ REM 수면은 오히려 거의 안 자는 동물도 있다고 하고.. (스포일러 중! 쿠쿠)

그 이후에도 이제.. 잠을 방해하는 요소인 카페인, 알코올, 니코틴 등이 어떤 방식으로 잠을 방해하는가에 대한 것, 잠을 잘 오게 하려면 체온이 올라갔다가 서서히 내려가야 한다는 점, 대부분의 사람은 일어날 시간을 미리 자기 전에 생각하면 대충 그 시간에 일어날 수가 있다는 점 등 연구가 충분히 된 결과들을 재미나게 설명을 하고 있어서 책을 놓기가 쉽지가 않네요. 🙂

이 책의 저자는 행동생물학을 전공한 박사임에도 불구하고, 문학 작품을 인용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거의 영문학을 연구한 사람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군요. 보통 컴퓨터과학 서적에서 시도때도 없이 인용해대는 앨리스 얘기도 당연히 나오고 있구요. 🙂 재미있었던 오스카 와일드의 일화 하나를 소개해 봅니다.

창조적인 일을 한 위대한 인물들 가운데 무수한 사람들이 올빼미였다는 사실은 무척 안심이 된다. 오스카 와일드 역시 진정한 올빼미였다. 한 친구가 오스카 와일드에게 다음날 아침 9시에 자신의 집에 들러 달라고 부탁하자, 오스카는 이렇게 대답했다.

“자네 참 대단한 사람이군! 난 절대로 그렇게 늦게까지 깨어 있지 못하네. 나는 늦어도 5시에는 늘 잠자리에 들거든.”

— 폴 마틴, 《달콤한 잠의 유혹》

13 thoughts on “달콤한 잠의 유혹”

  1. 아잉 난 담배도 안피고, 술도 안마시고, 커피도 잘 안마셔서 그렇게 잠을 잘자는 건가… 항상… -ㅇ-

  2. 요새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요
    열시 반넘으면 바로 잠들고 다음날 다섯시에 일어나요 ㅡ.ㅜ;ㅣ;;;
    제가 불쌍해요…ㅡ.ㅜ;;;

  3. 담배는 안피고.. 자주마시는건 아니지만 술 좋아하고(목,금,토,월,화에 마셨..;;), 커피는 좋아라하지만 많이 안마시고.. 잠도 잘자고 대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하는..; 아침에 뒹굴거리는게 얼마나 좋은데…평일엔 못그래서 한이 된다는.. ㅜㅜ;; 잠자고파~

  4.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안 마시고, 커피도 잘 안마시는데.. 내 불면증의 정체가 뭔지 아직 못밝혀냈단 말야? -_-
    논문 내라 빨랑. 질적연구가 필요해 양적연구보다.

  5. 난 무엇 보다 수면 시간에 만족한다는 퍼키가 너무 너무 부러워..난 충분히 자도 더 자고 싶더라고..나도 수면시간에 만족하며 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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