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혼자 살다보니까, 대량생산된 가공식품들을 상당히 많이 먹게되는데, 그 영향인지 요새 20살때에 비해서 머리가 흐리멍텅해진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주의 집중도 안 되고 뭐 그래서 책을 한번 읽어 봤습니다. 흐흐. 제목은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인데, 제목은 그냥 과자에 관한 책인 것같이 써 있는데, 사실은 과자에만 연관된 내용은 아니고, 현대 가공식품업 전반에 대한 비판을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우선 저자가 원래 제과회사 개발부에서 근무를 하다가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그만두고 완전 배신을 하는 책입니다. 즉, 제과업체의 제조과정을 세세히 아는 사람이 성분을 정말로 알고 조사를 한 다음에 쓴 책이라, 다른 근거없는 주장을 하는 책 보다 읽음직한 책이군요.
이 책에서 타겟으로 하고 있는 것은 대량생산되고 있는 가공식품들에 대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뭔가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어떤 과자는 나쁘고.. 햄은 나쁘고.. 소세지도 나쁘고.. 이런게 아니라 그냥 완전 가공식품 전체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원별로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 라면, 과자, 껌, 캔디, 패스트푸드, 가공유, 드링크류 등에 대해서: 뭐 기존에 다 나쁘게 알려져 있었던 것이지만, 이유를 설명해서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가 나쁜 이유는 가공된 재료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흡수가 너무 빨라서 혈당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고 공복감을 빨리 느끼게 된다.. 이런 식으로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뒷따라옵니다. 이 부분에서 하나 발견한 충격적인 것은,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초콜렛은 초콜렛의 주성분인 코코아버터가 전혀 들어가지 않고, 코코아버터를 짜고 남은 남은 코코아분말 약간에 가공유지를 섞어서 만들어낸 가짜 초콜렛을 사용한다는군요.. 구별법은 “가공초콜렛”, “초콜렛가공품”등 가공이 들어가면 그런.. (사실 대부분;;)
- 정백당에 대해서: 직접 살림 안 하는 사람이라면 생각보다 엄청나게 싼 가격에 놀라는 정백당에 대한 설명도 합니다. 정백당은 사탕수수에서 설탕만 정제해서 모아놓다보니, 너무 순도가 높아서, 일정 혈당량 유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서 당뇨병이나 저혈당증을 유도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나 주의점! 흑설탕이나 올리고당도 다 그렇답니다. 흐흐;
- 지방에 대해서: 3장에서는 지방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지방은 무조건 나쁘다고 주장하다가 일찍 죽은 양반 얘기와, 알고보면 지방은 무지 좋다 그러는 황제다이어트파들이 병에 잘 걸리는 얘기를 소개하면서, 지방의 구조에 따라서 뭐가 필요하고 뭐가 왜 불필요한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이 대체 뭔지 정체를 설명한 부분이 마음에 드는군요. 🙂
- 화학식품원료에 대해: 항산화제나 방부제, 조미료, 색소, 향료 등 식품들이 엄청나게 사용되고 있는 화학합성재료들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천연 성분을 대안으로: 그래서 결국은 자연식이 좋고, 수퍼에서 포장된 것은 사먹지 말라고 합니다. 으흐흐.. –;;;;
그런데, 저자가 워낙 데인 것이 많은지, 초반에는 너무 오바를 합니다. 경험을 쓰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너무 감정에 치우쳐서 했던 말을 계속하고 다른 말로 바꿔서 또 하고, 앞에서 주장한 것을 다른 근거로 또 하고.. 아흐. 동네 반상회 반장 연설도 아니고.. 앞부분에서는 또 너무 오바하는 바람에 침착한 설명이 빠져서 실험이나 논증의 헛점이 나올 수 있는 주장이 너무 연속적으로 많이 등장해서 읽기가 피로할 정도군용. 건강식품 전단지에 나올 만한 내용이랄까..;; 그렇지만, 책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저자가 자료 조사한 것이 붙었는지, 분노가 진정이 된 것인지 근거 설명도 잘 되고 있고, 논리 전개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어서 읽기 매우 편해집니다. 앞부분과 뒷부분은 아무래도 다른 사람이 쓴 것이 아닐까.. -.-;;
음료들을 마실 때마다 성분표에 써 있는 방부제들을 보면 참 먹기가 껄적지근하고~ 정백당 안 좋다는 것도 이제 다 이해는 가지만.. 세상에 그런 것 안 먹고 살 생각을 하니 뭘 먹고 살아야할지.. (혼자 요리를 다 해먹자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