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디어 마지막 기말고사와 보고서를 끝으로 새벽 2시에 방학이 시작됐습니다. 으헤헤헤.. 🙂 복학하고 처음 학기라서 적응하기도
힘들고 여러모로 복잡한 한 학기였습니다. 그래서 회고해 보는 의미로
각 과목별로 소감을.. (순서는 가나다)
데이터베이스 (컴퓨터과학 전공선택, Fundamentals of Database Systems 4th – Elmasri, Navathe)
1999, 2000년에 이어 삼수강을 하는 과목입니다. -O-; 회사에서도 계속 데이터베이스를 썼기 때문에, 처음에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 ER 디자인 문제는 내가 아무리 옳다고 생각해도 조교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 그런게 워낙 많아서 중간고사를 참 슬프게 봤고.. 프로젝트가 회사에서 하듯 막판 뒤집기로 하다보니 결국 못 뒤집고 끝나는 바람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게 되었습니다. 으흑흑. 그렇지만, 데이터베이스의 이론적인 부분이나 지난 번 들을 때에는 머리아파서 그냥 딴짓만 했던 functional dependencies 부분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나 OLAP 이론 부분은 사실 회사에서 데이터베이스를 써도 잘 몰랐던 부분인데 왠지 뿌듯합니다. ^_^
디지털논리회로 (컴퓨터과학 전공선택, Contemporary Logic Design 2nd – Katz, Borriello)
이 과목도 재수강 -ㅇ-; 지난 번과 다른 이번학기에 새로온 교수님이 강의를 하셨습니다.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Katz책 2판이 등장했는데, 1판에 비해서 거의 100페이지 이상 줄어서 딱 들고 다니기 좋은 부피가 되었지만, 가격은 그대로 -ㅇ-; 하여간 이번에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기술 중 배울 필요도 없을 만한 것들이 다 빠져버려서 지난 번 들을 때 우어어어 그러면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기분을 없앨 수 있었습니다. (특히 JK-FF =.=) 오히려 이제 과목이 너무 쉬워져서 1학년 1학기 과목으로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 진도에 끌려서 막 시험 공부하기 급급한 것보다, 좀 여유를 가지고 과목 전체에 대한 시야를 확보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인간과컴퓨터의상호작용 (인지과학 전공선택, Interaction Design – Preece, Rogers, Sharp)
이 과목은 동아리 후배들이랑 떼로 가서 들은 과목인데, 수강생
13명 정도 중에서 6명을 차지하고 있었으니, 뭔가 1학년 때처럼
같은 강의실에 있는 사람 대부분을 알았던 때가 생각나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ㅇ-; 이 과목은 초기에 시간표가 휴일에 유독 많이 겹쳐서 배운 것도 없이 중간고사가 지나가서 상당히 위험을 느끼고 있었지만, 실제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HCI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있는 강사분의 얘기로 현실감 있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책은 너무 프로젝트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소프트웨어 공학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던게 아쉬웠습니다.
Wizard of Oz는 앞으로 참 유용할 것 같아서 참 유익한 수업이었습니다. -O-
인간과컴퓨터의어울림 (교양선택, Human Computer Interaction 개론 – 김진우)
모든 수강생들이 6학점짜리 교양이라고 혀를 내둘렀던 아주 무서운 교양 과목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새로운 방법들을 굉장히 좋아하셔서 최초로 SF영화에 대한 주제 토론으로만 한 학기 전체를 했는데, 주제 토론에 자료로 제출하는 것에 대한 조모임 부담과 1학기 1번 있는 조발표에서의 과열경쟁으로 모두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 조발표가 처음에는 연극 동영상, 꽁트 동영상으로 시작하더니 중반쯤의 조들부터는 본격적으로 퍼포먼스가 등장하여 성대모사와 완벽한 TV프로그램 형식 채용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계속 퍼포먼스 중심의 조발표가 계속되어서 저희 조에서는 동영상 40개를 밤새서 편집해서 넣었는데 그런대로 무마가 되었습니다.;;
독특했던 수업과 부담 만큼이나 수업은 재미있어서, 수업이
있는 매주 월요일이 되면 아주 토론할 생각에 가슴이 설레고
잠을 설치고 그랬습니다. 흐흐.. 게다가, 요즘 학생들이 이렇게
똑똑한지 놀랐습니다. HCI, 심리, 컴퓨터, 과학철학 등에 대해서 심도깊은 토론이 끊이지가 않았고, 발표 내용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지적과 의견들이 계속 나와서, 세상을 정신차리고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게한 신선한 과목이었습니다.;; 이 과목은 독특하게도 과목 종강파티를 하자고 수업도 끝난 인트라넷 사이트에 다들.. ^.^;;
생화학 (생명공학 전공선택, Lehninger Principles of Biochemistry 4th – Nelson, Cox)
처음 듣는 생명공학 전공 과목이었습니다. 원래는 다른 두 과목을 같이 들을 계획이었는데, 둘 다 선수과목에 걸려서 첫 시간에 빼게 되었고, 지금 생각해보니 어찌나 다행인지.. 생화학은 컴과의 자료구조같이 생명계열의 기초가 되는 과목이다 보니까 모든 학생들이 어찌나 열심히 듣는지 강의실에서 전시간 끝나고 문을 딱 열고 들어가도 앞에서 5째줄 안에는 앉기가 힘들었습니다. (전 시간은 산업공학전공 과목이었는데, 생명공학과 애들은 이미 전 시간에 엉뚱한 수업을 들어가서 자리를 맡아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 하여간, 처음 듣는 타과 과목이라 아는 사람도 없고 유기화학이나 물리화학을 안 듣고 듣는 것이라 부담도 많이 되고 수업 따라가기도 무척 벅찼습니다. 그런데 생화학을 배우면서 세상에 정말 궁금해서 못참겠던 것들의 거의 반이 풀린 것 같은 기분이.. 한 번만 듣기에는 아깝구나! 하는 생각에.. 학점이 별로 안 나올 것 같네요 -ㅇ-;
강의하신 교수님은 인플루엔자가 전문이시라 그런지 바이러스 관련된 얘기만 나오면 조류독감에 맞춰서 아주 재미있는 설명을 곁들였는데, 좀 시간을 여유있게 한 3학기로 나눠서 딴얘기를 여유있게 들을 수 있는 수업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그리고, 시험을 치면서 인상깊었던 것은, 다른 학생들이 다들 상상을 초월하게 열심히 외운다는 것이었습니다; 컴과 전공 하듯 해가지고는 어림도 없는.. 그래서 컴과 전공 과목들은 시험을 좀 못치더라도, 어떻게 공부하면 잘 치겠구나 감이 딱 왔었는데, 생화학은 과연 내가 아무리 공부해도 70점을 넘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만 –;;;
현대인의생활영양 (교양선택)
아무래도 영양학 수업이면 영양소만 열심히 외우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냥 학기에 좀 여유를 주고자 신청을 했던 과목입니다. 그런데, 역시 전교적인 학업과열로 인해.. 교수님의 말씀이 “여러분들이 외우는 것은 정말 너무 잘 외워서, 제가 계속 너무 깊이 들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안 그러면 다 100점 맞아서 시험 문제를 낼 수가 없어요.” 라고.. 뭐 그래도 그런대로 생화학의 도움으로 기초적인 것은 중복되다보니 쉽고나! 하고 시험을 쳤는데.. 알고보니 다른 애들도 다 생화학, 생리학을 배우는 과에서 왔더군요 -ㅇ-;;;
다음 학기를 위해!
다음학기에는 전공으로 가득 채워서 들어야하는데, 유기화학, 미생물학, 응용생화학, 물리화학, 세포생물학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겹치는 것 때문에 1~2개는 빼야하지만..) 다음 학기의 필승 전략으로는 열심히 공부하자 입니다. 선생님이 필기하시는 것 모두 적고 교과서 위주로.. 과외를 하지 않고.. (..)
그래서 저희 학교 생명공학과 05학번들한테 하고 싶은 말… “salsal plz.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