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문 분야든 성숙하다보면 해당 분야의 역사와 철학에 대한 연구가 따라오게 된다.
학문이 생기게 된 배경과 발전 과정, 패러다임의 변화, 다른 학문에 대한 영향, 연구자들의 분야
고유적인 연구 방법을 관찰하는 것은 재미있지 않을 수가 없다.
최근에 PLoS Computational Biology에 생물정보학의 뿌리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유전체 모델이나 RNA 2차구조 같은 것을 촘스키식 문법으로 다룬 것으로 유명한
David Searls가 쓴 생물정보학의 역사에 대한 글인데, 깊게 잘 다루었다.
철학적인 생각은 글에 남겨두고, 의외로 모르고 지나가기엔 너무 아쉬웠을 만한 재미있는 사실 몇 가지만 추려보면,
- 컴퓨터를 생물 연구에 처음으로 쓴 사람은 너무 뻔해서 약간은 재미없게도(?) Ronald Fisher인데, EDSAC을 개발한 Wilkes와 Wheeler가 직접 작업을 돌려주었다. (1950년)
- 소개가 필요없는 Alan Turing은 말년에 주로 발생학 연구를 했으며 (1952년~), 역시 정보이론과 논리회로의 창시자격인 Claude Shannon은 심지어 박사학위를 계산유전학에 대한 연구로 받았다. (1940년)
- 빅뱅이론으로 유명한 이론물리학자 George Gamow와 Monte Carlo 시뮬레이션으로 유명한 이론물리학자 Nicholas Metropolis는 유전코드의 상세한 기전이 밝혀지기 전에, 서열의 통계적 분석과 시뮬레이션으로 유전코드의 이론적 특성 연구를 했는데 이 연구가 거의 역사 최초의 생물정보학 연구로 보통 받아들여진다. (1954년)
- 역시 초기에 컴퓨터를 가장 널리 사용한 것은 결정학자들이었는데, 1952년에 이미 EDSAC으로 계산한 논문이 나왔다.
- 또 다른 생물정보학의 주세부분야 중 하나인 계통분류계산은 1957년에 처음 시작되었다. 요즘 화학유전체학에서 거의 표준처럼 쓰이는 타니모토 계수는 1960년에 IBM의 수학자인 타니모토가 세균 분류를 위해 개발했다.
보통 어디서 트렌드따라 뚝 떨어진 신생융합듣보잡 취급을 많이 받는 생물정보학이지만 의외로 뿌리는 깊다. +_+
트렌드는 바뀌기 마련인데 역시 분야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지속되어있었군요~
튜링이 얼룩말의 줄무늬 패턴 발생을 연구한 논문이 유명하던데(turing + zebra 검색하면 엄청 쏟아짐), 퍼키옹이 하는 일과 비슷한 줄은 몰랐네요.
오웅. 재미있네요.
재미있네요. 흠… 튜링도 그렇지만, 섀넌의 박사학위가 계산유전학에 대한 연구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