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결투

얼마 전에 출퇴근 길에 읽었던 《쥐의 똥구멍을 꿰멘 여공》에 재미있는 수수께끼가 하나 있어서 그것을 이리저리 변형해 보면서 생각을 하고 즐기고 있습니다;; 으흐흐 이것 정말 오묘한.. ;;

원래 문제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갑, 을, 병 세 사람이 탄알이 한 개씩 들어 있는 권총을 가지고 3자 결투를 벌인다고 하자.
병은 특급 사수라서 백발백중으로 과녁을 맞힌다. 을은 두번에 한 번 꼴로 과녁을 맞힌다.
갑은 셋 중에서 가장 사격 솜씨가 떨어져서 세 번에 한 번 꼴로 맞힌다. 이 3자 결투가 공정하게 이뤄
지기 위해서 갑이 가장 먼저 쏘고 그 다음에 을이 쏘고 그 다음에 병이 쏘기로 하면, 갑이 살아남을
확률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서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

이 문제의 답은 “허공에 대고 쏜다.”인데, 아 그래 세상은 확률론적으로도 바보처럼 살아야 하는거야 하고 머리에 생각이 짠~ 하고 지나가 버렸습니다. 킁;

그런데, 이걸 탄알이 많이 들어있고, 각각의 확률은 갑이 50%, 을이 75%, 병이 90% 로 하고 셋이 동시에 쏘게 되는 경우를 한 번 생각해 봤습니다. 그렇다면. 을의 첫번째 선택은 자기가 맞을 확률이 가장 높은 병을 쏘게 되는 것이 될 테고, 병의 선택은 아무래도 마찬가지 이유로 을을 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을이 1라운드에서 살아 남을 확률은 10%, 병은 25%가 되는데, 갑은 그럼 1라운드에서는 아무래도 병을 쏴야 겠지요. 그러면, 1라운드의 병이 살아남을 확률은 최종적으로는 25%*50%=12.5%가 되겠습니다. 이때 을은 죽고 병이 살아남았다고 하면, 병은 갑을 쏘고, 갑이 병을 쏘면 갑이 2라운드까지 죽을 확률은 12.5%*90%=11.25%이고, 을이 살고 병이 죽었을 때에는 10%*75%=7.5%가 돼서 둘 중 하나가 살아남았을 때를 모두 합치면 18.75%가 되고, 1라운드에서 둘 다 죽었을 때에는 90%*75%=67%가 돼서 갑이 2라운드까지 살 확률은 85.75%나 됩니다. 그렇지만, 병이나 을이 따로따로 살아남을 확률은 갑이 또 50%씩 쏘기 때문에 5%와 12.5%밖에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흑흑. 아아 세상은 모나게 살면 안 되는 건가 -O-

이것 참 죄수의 딜레마 만큼이나 시뮬레이션을 해야 전략에 따른 결과가 나오겠지만.. 수가 적은 곳에서는 아무래도 그냥 묻혀 사는 것이 나은 듯도 합니다.. 하긴 로얄 럼블 같은 곳에서 보면 수가 많아도 항상 잘 하는 녀석들이 젤 먼저 협공 당하지만;; 음.. 아무래도 강자가 냉혹한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너그러운 마음과 원만한 사회 관계를 가져서 이런 상황을 안 만드는 것이 좋은 것일까요?

7 thoughts on “3자 결투”

  1. 확률론이란 개별행위자가 선택의 여지없이
    랜덤하게 선택하는 상황에서 확률이니까…
    각자의 선택을 3가지(갑,을,병 – 즉 하나는 자살, 안쏘는건제외하고)로 하고, 27가지의 결과에 대해서 각자 죽을 확률을 모두 합해서 계산해야 되지 않을까요?

    만약 개별행위자의 선택이 랜덤하지 않고, 전략에 따라 움직인다면, 확률로 계산하기 좀 어려워질듯하긴 하지만, 전략은 좀더 단순화 시킬 필요가 있을듯합니다.
    자신이 가장오래 살아남을것이라 생각하는 전략이 무엇인가를 먼저풀고… 그 전략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상대방의 전략은 알수없다(상대방이 자살하는 전략을 택할수도 있을테니 말이죠…)는 가정에서 풀어야 하지 않을까요?

    게임이론에선, 상대방의 전략을 알고 있을때 혹은 모르고 있을때 랜덤한 상황에서 확률을 계산할 뿐이니… 상대방의 전략을 읽고 내가 선택한 전략을 상대방이 전략을 선택할 때 이용하고, 그걸 다시 이용하는 류의 게임이론은 없지 않을까요? 흐흐흐.. (뭔말하는걸까요?)

  2. 으음…영화 “저수지의 개들”에서 보면 3명이서 동시에 겨누고 있는 장면이 있는데…결국은 다 죽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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