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지원에 대한 조언을 구합니다~

언제 졸업할 지 까마득했던 저도 이제 2007년 2월에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 하고 싶었던 길에 좀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서, 여러모로 알아봐서 이제 다음 주부터 원서를 접수하는 대전에 있는 모대학의 바이오시스템학과에 지원해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 분야에 경험이 많으신 오픈룩 독자 여러분께 조언을 구해 봅니다. 뭔가 구체적으로 물어볼 것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원서 작성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점, 인터뷰 들어갈 때 알아두면 좋은 점 이라던지 연구실 선택의 주의점, 다른 학교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등등 여러가지 임의의 주제 어떤 말씀이든 좋습니다~

주변 설명을 드리자면, 저는 지금 다니고 있는 과는 기계전자공학부인데, 전공은 정보산업공학입니다. 그리고, 부전공으로 생명공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1학기 남았기 때문에 부전공 승인이 난 상태는 아닙니다. 생물 분야에서는 아직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기초적인 유기화학, 생화학, 미생물학, 물리화학, 생체공학 같은 것만 들었고요, 분자생물학이나 세포생물학은 다음 학기에.. 제 관심 분야는 단백질 3/4차 구조/기능 예측, 컴퓨터-보조 단백질 설계, complex gene regulation network modelling 분야입니다. 그리고, 난감하게도, 다른 보통 지원자들에 비해서 학점이 택도없이 낮기떄문에 별로 상황이 좋지는 않은 편입니다. 아하하 ^^; (그래도 혹시나 하고 한 번 –;)

말씀 부탁드리며 (_ _)*

19 thoughts on “대학원 지원에 대한 조언을 구합니다~”

  1. 음.. 저희 학교인 것 같은데, 한동안 학교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학부라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저도 일반고 출신이라 70%이상이 과고 출신인 곳에 갑자기 들어서니 힘들더군요.

    블로그보다는 텔넷으로 ara.kaist.ac.kr 에 접속하셔서 q&a-etc 란에 물어보시는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학교 내에서 가장 큰 BBS입니다. 아, 굳이 텔넷으로 안 하셔도 아웃룩 익스프레스에 뉴스그룹 gurum.kaist.ac.kr을 등록하시고, kaist.bb.ara.qanda-etc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2. 아차. 학점은 둘째치고 토플점수 등이 높으면 잘 될 겁니다. 의외로 저희학교 학생들이 영어 성적이 안 좋거든요. -_-

  3. 퍼키군 정도의 경력이라면….
    연구계획서를 잘 쓰고 추천서를 잘 받으면
    유학도 고려해볼만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꼭 미국만을 생각하지 말고 펀드가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좋겠지요.

    여러가지 사정으로 국내 대학원을 진학한다고 할때…
    글쎄요.. 아무래도 학부와 같은 대학원이 조금 유리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전공이 바뀌는 만큼 컴퓨터를 많이 쓰는 곳에 가는 것이
    해당 전공에서 올라오는 학생들과 차별될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이원태 교수님의 생체분자구조 연구실은 어떨까요?
    http://biochem.yonsei.ac.kr/bioch/prof/L2.html?id=57&code=prof&start=0

    소개가 이렇게 시작되더군요.

    핵자기공명(NMR) 분광학을 이용한 생체분자들의 3차원 구조와 기능 연구 및 생체분자들의 컴퓨터 모델링 계산

    주로 실험을 하시는 분인것 같은데요..

    초고속, 고효율 단백질 NMR 기법개발 (국가지정연구실 과제)
    아마도 이 주제가 이 연구실의 가장 큰 일인 것 같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여기에도 컴퓨팅 기법이 많이 쓰일 것입니다.
    NMR로 실험한 원본 데이터는 아마도 연속된 피크들이 나타나는 자료일 것입니다.
    이것을 해석하여 원자들의 3차원 좌표들을 만들어내려면
    해석 프로그램을 돌려야 하느데…
    (기존 방법에는 좋은 해석 프로그램이 있습니다만..)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하는 듯 하니 프로그램도 개발하지 않을까요?

    Structure and function of Syndecan, proteoglycan
    암의 성장에 관련되었다고 하네요. 암에 관심있다고 전에 말한 것 같은데..

    Structural Proteomics
    Structure-based Drug design
    NMR과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연구한다고 하네요.
    산업계로는 신약 개발이 가장 진출 분야가 넎을 것 같네요.

    BioGrid/Bioinformatics
    이 부분은 대단히 컴퓨터와 연관된 분야일 것입니다.
    그런데 퍼키에게는 새로운 맛이 없지 않을지…

    다음 학기에 이원태 교수님 강의를 한번 들어보고
    연구실에 대해서도 물어보세요.
    음.. 솔직히 이원태 교수님이 강의를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것과 실제 연구는 다를 수 도 있으니까요.

    몇 주 전부터 혹시 이원태 교수님을 아느냐고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기회가 되네요.

  4. 아참.. 이원태 교수님께 CV와 Proposal을 보내고
    혹시 학비를 보조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5. Complex gene regulation network modelling 은 저는 잘 모르는 분야이긴 합니다만
    일단 나머지 관심사라고 하신 단백질 구조 예측과 단백질 디자인과 관련해서 말해 보겠습니다.

    이쪽 분야에서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랩 중 하나는 David Baker 랩입니다.
    http://depts.washington.edu/bakerpg/
    CASP이라고 해서 단백질 3차구조 예측하는 대회가 있는데요. 최근 몇년간 이 랩이 독주하고 있습니다. Science/Nature에도 몇편의 논문을 냈구요. 구조 예측과 디자인에 대한 논문 중 재미있게 봤던 것들입니다.:
    http://depts.washington.edu/bakerpg/papers/Kuhlman-Science-v302-p1364.pdf
    http://depts.washington.edu/bakerpg/papers/Bradley-Science-v304-p1597.pdf
    재밌는 점은 그 논문들의 그래프는 gnuplot, 단백질 구조는 pymol을 이용하여 그렸더군요 🙂 퍼키님과도 성향이 잘 맞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KIAS의 이주영 교수님이 관련된 일을 하시구요 CASP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석차옥 교수님도 이쪽으로 일을 하고 계십니다. 석차옥 교수님 연구실은 제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ㅂ^;;
    http://gene.kias.re.kr/home/
    http://compbio.snu.ac.kr/
    단 KIAS는 학위를 수여하는 프로그램은 없으니 퍼키님의 목적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KAIST에도 분명히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이 계실 텐데 저는 잘은 모르겠습니다…

    이원태 교수님 연구실은 단백질 구조 예측보다는 단백질 구조 결정을 하는 곳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할 거 같습니다. 위의 분이 말씀하신 대로 실험의 비중이 더 큰 곳이라고 생각하셔야 하겠습니다.

  6. 아.. 석차옥 교수님 연구실의 심상우(아마도..)님께서 글을 쓰셨네요..
    말이 나온 김에..이 글의 밑에..
    “2006 제5회 단백질 접힘 학교 등록자 명단”을 인용할께요.

    아마도 각 학교별로 제일 처음 나오는 이름이 교수님일거라 생각해요.
    구글에게 물어보면 무슨 일을 하시는지 알 수 있겠죠. 🙂
    그 외에 부산대학교 장익수 교수님 연구실이 있어요.
    상우님 말씀대로 고등과학원은 연구기관이라 학위과정이 없구요.
    카이스트 바이오시스템학과도 비슷한 일을 할텐데..
    잘은 모르겠군요.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 이원태, 곽수영, 김상윤, 마수현, 이윤경, 구본경, 홍은미, 김용철, 정현섭, 고성건, 이철진, 정진원, 한웅, 김범규, 이웅희

    연세대학교 생물학과 : 조현수, 이향미, 원은영, 유지호, 이기영, 이상우

    숭실대학교 : 신항철, 박연희, 고은혜, 하은진, 김효정, 김용규, 김효진, 나힘찬, 송향도, 장승환,전하아린

    숙명여자대학교 화학과 : 함시현, 이보아, 강깊은 김금영, 양근희, 홍주연, 정현림,
    숙명여자대학교 생명과학과 : 최지원,정희영,안가영

    서울대학교 화학과 : 석차옥, 한희선, 심상우, 이주용, 손창호, 윤정기,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김준형, 황준영

    충북대학교 컴퓨터공학과 : 복거철, 구미숙, 조경환, 정광수, 이동규, 이범주, 이헌규,이병일,

    충북대학교 생화학과 : 박성하, 박은혜, 이현숙, 서희아, 이선희, 김준식, 최세민

    고려대학교 : 양대륙, 유아림, 전정훈, 경지현

    부경대학교 : 김경식

    수원대학교 : 이승종

    영남대학교 : 이인환

    전북대학교 : 홍현숙

    HKBU : Leihan Tang

    KAIST :박세연, 정병덕

    U of Delaware : 장재언

    KRISS : 이인호

    KIAS : 김만원,박형규, 이주영, 김용훈, 주기형, 이진우, 이선중, 강신덕, 이민성,나세정

  7. 와..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저희 학교는 연계과정 입학이 따로 없어서, 아직 생물 전공에 익숙하지가 않은터라 좀 많이 힘들 것 같아요.. 으흐 생화학 기초실험도 아직 하나도 안 들어서 생화학과는 원서내기가 좀 민망 ^^;; 그래도 다음 학기에 꼭 생화학과 수업을 한번 들어 봐야겠습니다~

    상우님 연구실은 관심은 무척 많이 가는데, 화학과라서 제가 화학을 아직 학부 2학년 수준도 잘 모르는 터라 이거 참 난감하네요 크흐;; 링크해 주신 논문들을 보니까 의욕이 불끈불끈 솟아오릅니다. ^_^

    조언 감사드립니다~ 훨씬 명확하게 잘 보이네요!

  8. 1. 최근 상황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얼마전 까지만해도 생물과 전산을 모두 한 사람을 찾는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관련된 한 실험실에서 최근 구인 광고를 낸 결과를 얼핏 들었는데, 현재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차피 학부는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곳이고 왠만한 건 대학원에서 다시 배워야 하는 만큼 양쪽 모두에 대해 익숙하다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겁니다.

    2. 서로 다른 대학의 학점들을 천편일률적인 방법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상당히 유연하게 적용됩니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은 이전의 그 학교 출신들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났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교수님들이 마음대로 배수를 정하고 곱하기를 해버린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학업에 대한 성실도가 형편없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할 정도는 되어줘야 하겠지만요.

    3. 영어 성적은 모두가 동일한 잣대로 평가되기 때문에 무조건 커트라인은 넘겨야 합니다. 학점에서 교수님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한 경우 영어 성적 높으면 거의 합격입니다. 반대로 영어 성적이 아슬아슬하게 낮은 경우 커트라인이 정해져 있다면 무조건 불합격입니다. ‘주관적 잣대가 적용되는 경우’와 ‘객관적 잣대가 적용되는 경우’ 중 어느 쪽이 더 유연성을 보이느냐는 너무나도 자명하죠.

    4. 대학원 진학의 키포인트는 교수님과 미리 얘길 나눠보는 일입니다. 실험실 홈페이지 등에 나와있는 내용이 전부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미리 찾아뵙고 실험실의 하는 일도 정확하게 파악해보고 또 스스로의 진학 및 연구에 대한 열정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달만에 자퇴하고 훌쩍 떠나는 사람들 리스트에 오르는 일도 방지할 수 있고, 교수님께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면, 이후의 입학전형에서도 플러스 알파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이 학생 받고싶다.’라고 욕심을 내실 정도가 되면 이런저런 성적은 무의미해질 수도 있습니다. 박사과정 진학은 사실 여기서 이미 결정나고 진행되는데 석사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이 낮고 석박사 통합은 석사보다는 높고 박사보다는 낮은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 석사 들어가기 전에 그냥 1년간 실험실에 짱박혔습니다.

    5. 바이오시스템 학과 인터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동원하실 수 있는 연(?)은 모두 동원하셔서 정확히 파악하고계시는 쪽이 유리할 겁니다. 과에 따라서 그냥 ‘인성’ 정도만 보는 경우도 있고 어떤 과는 등에 식은땀이 좍좍 나는 전공 질문이 난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제 친구들은 바시과 생기기 이전에 입학했던 친구들인데다가 그나마도 4주간 구르라는 나라의 명을 수행중에 있네요. BioXP 에 한 번 강사로 참가하셨던 걸로 아는데 1기 때 바이오시스템 학과 분들이 계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중 한 분인 정XX님은 바로 단백질 구조 예측 연구를 하셨던 걸로 기억하구요. 혹 연결될 수 있다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겁니다.

    6. 생물과 과목은 그 정도 들으셨으면 원하시는 분야 연구엔 별 지장이 없습니다. (분자생물학과 세포생물학을 들으셨을 때 얘깁니다.) 나머지 과목은 큰 연관성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고, 필요한 과목이 있더라도 솔직히 연구하면서 대부분 다시 공부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책으로 나왔다는 건 전공하는 사람 입장에선 석기시대 지식입니다. 그리고 실험실의 소속학과는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실험실에서 하는 일과 소속학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입학의 당락에 있어서도 하고자 하는 분야가 확고하다면 그 분야에 필요한 요건만 갖추면 다른건 상관없습니다.

    7. 연구계획서든 인터뷰든 해당분야에 단순히 ‘관심이 있다’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입니다. ‘관심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미리 준비해왔다.’가 중요합니다. 마침 위에 좋은 논문을 소개해 주신 분도 계시네요. 준비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입학 이후 반 년에서 길게는 일 년 까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준비된 사람을 교수님들은 선호합니다.

    8. 작년인가 아는 친구가 포대에 원서내는 걸 도와준 적이 있는데, 그 친구도 단백질 구조 예측에 관심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교수님 몇 분이 2-3년? 그 정도 안쪽으로 새로 오신 걸로 알구요. 실험실 역사가 짧으면 학생들이 상당히 고됩니다만, 얻는 건 상당히 많으니 고려해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9. ara 는 텔넷으로 현재 접속불가입니다. 기계적 트러블로 인해 닫힌 이후로 아직 복구가 안 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웹으로 접속도 가능합니다. 주소는 동일합니다.

  9. 원체 대학원 진학 희망자는 프로젝트 할 인력(이바닥 은어로는 노예) 구하는 교수님들의 납치 대상이니까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그것을 추구한 자기 경험을 잘 설명하면 오히려 교수님들이 서로 뺏으려고 (자기 랩에 데려가려고) 들 겁니다.

    앞으로 박사과정, 포닥, 연구원(교수되거나 기업입사하거나)되기까지 짧으면 4-5년, 길면 거의 10년간 말도 안되는 급여 (석졸이 60만, 포닥은 한 120만 정도 되나? 재학생이 아니고 졸업한 다음 말입니다) 받으면서 앞날이 불투명한 진로를 고민해야 하는게 그바닥의 생리인데… (특히 바이오쪽은 말도 못합니다…인포매틱스 붙었다고 딱히 더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이 급여 현실성 문제는 여러번 이공계 지원자 감소 이슈가 있으니까 잘 알고 계시리라 믿지만 말입니다.

    조언한다고 악담하는 꼴이 될까봐 두렵습니다만, 생각보다 언급하시는 분이 없는거 같아서, 뛰어들려면 각오 단단히 하고 뛰어 드시란 말슴만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자가 되기 위해 10년 이상 정복해야 할 대상은 자기 자신의 포기하고 싶은 좌절감입니다. 만약 집에서 집사주고 차사주고 다달이 생활비 줘 가면서 장가 보낼 형편 못되면 학업은 커녕 사랑하는 여인과도 안녕…(이건 좀 심했나..죄송) 됩니다.

    제가 아는 어느 바이오인포매틱스 박사는 지금 농림부 5급 공무원으로 취직해서(기술사무관 특채) 나름대로 잘나갑니다만, 3년 전만 해도 논문 다 써놓고도 교수가 국책프로젝트에 계속 내보내서 논문 심사를 2년이나 미루다가 겨우 졸업했습니다.

    그 양반은 능력도 출중하고 배경도 좋아서 오래 붙들고 버티어서 그렇게 잘 풀린 케이스인데(농생명학과 출신이 자기혼자 공부해서 X윈 어플을 짜고, 프리비하고 리눅스로 MPI 블라스트 클러스터 구축해서 돌리더군요…세상에~) , 그 사람만큼 유능한데도 생계가 문제되던 사람들은 결국 중도탈락하더군요. 그 양반은 머리도 좋고 유능하고 인간관계도 좋고, 자기 앞날과 현실을 고민할 일이 적어서 매일 웃는얼굴로 일한 게 어르신들의 귀여움을 받았던겁니다.

    매우 사교성 있는데다가 수완도 좋고, 선의로 주변을 대하는 사람이라 개인적으로 매우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런 개인적 호감과 별개로 사회적으로 생각해보면 ‘가난의 대물림, 부의 대물림’ 이 현상이 재연되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퍼키님 개인사정 모르겠지만…이 길을 걸으면서 10년 안에 아이를 가질 경우라면, 누가 생활비 대 줄수 있는, 재정적 지원이 든든할 경우라면 망설임 없이 걸으셔도 좋다고 봅니다. 배고파 우는 애한테 분유 못먹여 여기저기 돈 꾸러 다니면서 자괴감과 회의에 고민하다가 연구자의 길을 중도포기하는 사람을 적지 않게 봐서 안타까와서 그냥 노파심에 한마디 했다고 생각해 주시고, 본인과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냥 웃고 잊어주세요.

  10. 아..중간에 좀 잘못 표현한 부분이 있어서 고치거나 삽입하려 했는데 그건 안되네요. 대학원은 원래 비평준교육이기때문에 학부 성적 안보는게 정상입니다. 교수님들이 면접할 때 주로 보는건 게으름 필때 쪼으면 아웃풋 잘 나올까 안 나올까 하는거가 주 관심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그게 전부라는건 아닙니다 ^^)

  11. 그냥 학교이름만 보고 진학하기 보다는, 관련분야의 “대가” 분들을 직접 찾아보고, 그곳으로 가는 것이 어떨까요. 위에도 관련분야 랩들이 소개되어 있긴 하지만, 구조생물학쪽에 관심도 있고 하니, 버클리대 김성호박사님 ( http://biohackers.net/wiki/SungHouKim )이 생각나네요. 왠지 퍼키군이 그분이랑 같이 일하면, 뭔가 대단한것이 나올것만 같은… 언제고 함 연락을 드려보세요.

  12. 비누인형님: 정말 눈이 탁 트이는 명쾌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인쇄해서 여러번 곱씹어봐야겠습니다.! (_ _)
    jongwooh님: 음.. 우선 배가 고플 때까지는 공부를 해 볼 참입니다. 공부는 늦으면 못하니까요. 뭐 지금 공부한다고 해서, 당장 밥벌이를 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고요~ ^.^ 감사합니다.
    yong27님: 사실 대전의 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학교 이름보다는, 학비 걱정이 문제였습니다. 크흐 ^^; 김성호박사님은 저도 생화학책이랑 일반생물책에서 봤는데 아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저도 실력을 갈고 닦아서 그 분 근처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_ _)

  13. 위에 너무 간단한 이야기 (유학가세요) 를 쓴 것 같아서 약간의 부연설명을 드립니다.

    – 국내에 바이오인포매틱스 등등을 연구한다고 하는 분들 중의 상당수는 ‘무늬만’ 바이오인포매틱스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열심히 하는 분들도 많지만, 그중의 상당수는 실제 생물학계의 트렌드와는 별로 일치하지 않는 좀 엉뚱한 부분에 신경을 쓰고 계신 듯한 느낌도 들구요. 알기 쉽게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죠. ‘줄기세포 전문가’ 이며 ‘한국을 먹여살릴 원천기술’ 을 가진 것처럼 열심히 떠들고 다니던 모~ 인사가 막상 뽀록이 나자 ‘나는 줄기세포를 볼 안목도 없었고..’ 운운하며 발을 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나 할까요.

    – 원론적으로는 wet lab 과 in silico work 이 잘 조화가 된 곳이 가장 좋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는 그게 잘 되지 않습니다. -.-;; 그러기 위해서는 교수님이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잘 알고 있는 게 최상인데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거든요. wet lab 위주로 돌아가는 곳은 피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고, 가급적이면 실험을 하는 쪽과 co-work 이 ‘그나마’ 잘 이루어지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 바닥에서는 어느 한쪽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양쪽의 어프로치가 잘 조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험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을 in silico work 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것도 우습고, 간단한 스크립트 몇개만 짜면 가능한 일 때문에 실험을 왕창 더 해야 하는 것도 좀 그렇죠. (그러나 이런 것들이 실제로 실무에서 아주 빈번하게 벌어지는 일입니다)

    – 그래서 가능하면 유학을 생각해 보시라는 것입니다. -.-;; 사실 국내에서는 퍼키님이 공부하시고자 하는 부분을 제대로 아는 사람도 드물거니와, 비슷한 전공이라도 한 사람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물론 세계적으로도 아직 태동단계에 있는 분야이므로 해외의 사정도 국내와 크게 틀리지는 않습니다만, 아무래도 국내보다는 좀 낫습니다) 어설프게 아는 사람 내지는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척’ 만 하는 분 밑에 들어가면, 상당한 고생을 하실 것입니다. 즉, 대개 국내에서 이런 일을 하게 되면 소위 말하는 ‘맨땅에해딩’을 하게 될 공산이 높습니다. 물론 ‘맨땅에해딩’을 하는 과정에서 자체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할 수도 있으므로 나름대로는 얻는 점도 없지 않습니다만, 그것보다는 차라리 외국에서 제대로 된 기반에서 공부하는 것이 보다 적은 노력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

    – 추천서를 잘 받으시고, 자신의 강점 (아마 퍼키님 정도의 경력을 가진 분이라면 이 경력만으로도 충분히 어필됩니다) 을 잘 기술하여 유학을 가시면 제가 보기에는 좋은 학교에 재정지원 받으면서 어드미션 받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 ‘그래도 무작정 외국 나가는 것은 좀 불안하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적절한 랩을 선택하여 퍼키님이 최단시간에 실적을 내실 만한 부분에 집중하셔서 뭔가 가시적인 실적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실적이라는 것이 꼭 거창한 논문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Bioinformatics 같은 저널에 보면 매우 시시해 보이는 툴 하나 개발해서도 논문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 다음에 이 실적을 기반으로 유학을 시도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14. Newbie님: 아.. 마치 전국의 랩을 돌아다니면서 선배님들의 조언을 얻은 기분이군요. 마치 제가 이 분야에 오래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_^ 감사합니다. 제조건들을 고루 판단하여 고민을 해 봐야겠습니다~

    zihado님: URL 고맙습니다. ^^ 자세히는 못 읽어봤는데, 이번 기회에 한번 쭉 둘러봐야겠네요~

  15. 퍼키군, 대전으로 가려고 해도 토플이 필요한가보지?
    암튼 미리 유학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원서를 넣어보는 도전 정신을 가지도록해.
    국내보다 더 나은 재정지원을 받고 공부할 수도 있으니까.
    누구보다 내 학점이 어땠는가 자네가 잘 알것 같으니까 희망을 가져보라고 말하고 싶고, 토플 시험날 시간에 맞춰 일찍 일어날 수 있도록 알람을 잘 맞춰 두도록!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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