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 항해사를 싫어했던 한 선장이 모종의 사건 이후 <일등 항해사가 오늘 술에 취했다>라고 항해 일지에 적었다. 그 항해사는 전에는 한번도 그랬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고용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하여 선장에게 그 문구를 삭제해 달라고 애걸했지만 거절했다. 그러자 항해사는 다음날 자기가 일지를 쓰면서 <선장은 오늘 취하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 <<풀하우스>> 스티븐 제이 굴드
희망의 이유.
MBC 느낌표에서 마지막으로 선정했던 도서인가(? TV를 안봐서 자세히는;;) 였던 바로 그 책! 별로 보지도 않았지만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는 늘 문학/인문교양쪽 책만 선정해서 굉장히 불만이 많았는데, 막판에 드디어 처음으로 과학교양 책을 하나 선정한 줄 알았더니, 책을 읽어보니 과학교양치고는 굉장히 종교 얘기가 많이 나오고 사색적이네요. 어쨌건 정말 좋아하는 제인 구달 박사의 최근 책이고 게다가 느낌표덕에 가격도 싸서 아주 편하게 사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구달박사의 자서전인 《침팬지와 함께한 나의 인생》[ISBN-8983719222] 보다도 오히려 구달박사의 인생에 대한 얘기와 사상에 대한 얘기를 더 잘 다루고 있는 듯한 느낌을 많이 주었습니다. 이 책에서 전반적으로 얘기하려는 “희망”은 그동안 환원주의적 과학서적들이나 비관론적 미래서들에서 머지않아 인류가 멸망이라도 할 것처럼 얘기했던 것들에 대해 답이라도 하듯, 인류에겐 앞으로 희망이 있다는 얘기를 침팬지 얘기와 신적인 얘기를 곁들여서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읽었던 《인간의 그늘에서》[ISBN-8983710888]는 상당히 초창기 작품이고 아직 영향력이 크게 없던 시절이라 그런지, 종교적인 신념은 마지막 1장에서 아주 어설프에 끼워넣고 말았는데, 이번엔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종교적 얘기입니다. 그런데, 제인 구달박사의 기독교는 약간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기독교랑은 달라서, 우주의 신은 하나인데, 그 신이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은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즉, 유일신교는 모두 제인 구달박사의 기독교 신앙의 테두리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인데, 다행히도 저같은 자연신론자나 무신론자도 착하게 살면 구달박사는 예쁘게 봐 준다는군요. -ㅇ-;;;; (한숨 놓는다 =3 =33)
환경론자들이 널리 퍼뜨린 흔한 편견으로 “고상한 미개인”, “고상한 짐승”같은 개념들을 아주 처참히 깨버리는 탄자니아 주변 국가들의 부족간 충돌이나 침팬지간의 동족 말살같은 얘기, 구달 박사의 두번째(세번째인가?;;) 남편인 데렉의 투병과 죽음, 양차 세계대전을 둘러싼 대량 학살같은 일들이 나열된 책의 중반부는 정말 읽으면서 인류가 곧 망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마지막 세 장(章)의 여러 헌신적인 실천가들과 구달 박사의 친구들 얘기를 읽으면서 “희망”을 느낄 수 있었으며, 아주 작은 일이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널리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앗 초등학교 독후감풍 문체지만 그래도 진짜입니다 ㅠ.ㅠ)
마지막으로 재미있었던 존 스타킹의 얘기를 하나 인용합니다. (304페이지)
예를 들어 존 스타킹은 참치잡이 배의 주방장으로 일하다가 돌고래들을 덫으로 잡아서 죽이는 소름끼치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는 새끼 돌고래의 울음소리를 듣고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듯한 어미 돌고래의 눈빛을 보게 되자, 겁을 먹은 거대한 참치, 상어, 돌고래들이 몸부림쳐서 거품이 일고 있는 바닷물에 자신도 모르게 뛰어들었다. 존 역시도 겁을 먹었지만, 자신의 팔 안에서 새끼 돌고래가 안심하는 것을 느끼면서 그것을 그물 너머로 던질 수 있었고, 가까스로 어떻게하여 어미도 넘길 수 있었다. 그리고는 칼로 그물을 찢어서 나머지 동물들도 자유롭게 놓아주었다. 물론 그는 당장 일자리를 잃었다. 존은 집에 돌아와서 돌고래들의 생황에 대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다른 동물들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그에게는 학위도 돈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그러한 상황을 바꾸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것을 해냈다. 지금 그는 좋은 초콜릿을 가지고 초코바를 만들어 팔고 있다. ‘멸종 위기 동물 초코바’의 포장에는 각각 한 가지 동물이 인쇄되어 있는데, 세금이 공제되기 전 이윤의 11.7%가 그 종의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운동 단체에 후원되고 있다. 이제 ‘초콜릿 존’이라고 불리는 그는, 나의 영웅 중 한 명이다. 그리고 오늘날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이윤의 일정 비율을 여러 가지 좋은 일에 사용하고 있다.
O’Relly는 혹시 동물 보호 단체에 기부 안 하는지 알아봐야겠군요 ㅎㅎ -ㅇ-;
FreeBSD 5.2 릴리즈 일정
FreeBSD 5.2가 드디어 태그되었습니다. 이제 최종 빌드에 들어갔고, 곧 ISO 미러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늦어도 1주일 안에 5.2 릴리즈가 발표되겠네요. 12월 15일에 한다던게 거의 1달이 늦었지만.. 뭐 원래 5가 늘 그런걸;; 흐흐;;
5.2는 아직 STABLE 브랜치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용으로만 사용하셔야합니다~
UTC 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 돌파!
아까 2시간 전쯤에 유닉스 타임스탬프 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을 지났습니다. 현재 시간 1000000000000000001011010010111이군요.. 흐흐..
만세~ 만세~ (;; 뭐가 좋은 지도 모르고 마냥 좋다 =3 =33) 다음 유닉스 타임스탬프 1땡은 2038년 1월 19일 바로 그 32비트 컴퓨터 종말의 날입니다. 흐흐..
CJKCodecs 파이썬 속으로~
CJKCodecs를 파이썬으로 넣기 위한 패치를 올렸습니다. 잇힝. 약간 토론을 거쳐서 넣을 수 있으면 넣을 작정입니다. 아마도 전에 Barry와 Martin이 동조를 해 줬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본어코덱 유저들의 반발이 있을지도 모르니.. 헉헉. 일본 사람들 안 보는 사이에 몰래 넣어놓고 버티면.. 흐흐;
이제 파이썬 2.4부터는 코덱 안 깔고 편하게 씁시다. +_+
http://openlook.org/tmp/node128.html 요건 codecs 모듈 다큐멘트 패치한 것을 빌드한 것인데, 2.4 문서에서는 요걸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크크
FreeBSD-Python 메일링 리스트 개설
freebsd-python 메일링 리스트를 개설했습니다. 파이썬 얘기를 ports@ 메일링에서 막 떠벌리기 힘들었는데, 앞으로 독자 메일링 리스트에서 맘대로 얘기할 수 있게 되어서 좋네요 지금 가입하시면 2등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얼른 가입을 =3 =33
지원님의 Generator Expression 구현
지원님께서 드디어 PEP289를 구현한 패치를 소스포지에 올리셨습니다. 우와~ 제가 BNF ambiguity 해결하고서는 놀고 있었더니 먼저하시다니 =3 =33 크크.. 파이썬 정규 문법 구현 패치로는 한국인 최초이기에 지원님이 자랑스럽습니다. (괜히 친한 척 해본다;; )
몇가지 테스트해 보니까 PEP에 명시된 스펙은 모두 잘 되는 듯 합니다.
1 2 3 4 5 6 7 8 9 10 11 12 |
>>> x = 'merong' >>> list(x*y for x in range(10)) [0, 10, 20, 30, 40, 50, 60, 70, 80, 90] >>> (x for x in range(10)) <generator object at 0x82a81bc> >>> x 'merong' >>> (x for x in 1, 2, 3) File "<stdin>", line 1 (x for x in 1, 2, 3) ^ SyntaxError: invalid syntax # (요건 listcomp 비호환성) |
이야 정말로 PEP에서 보던 것 보다 훨씬 좋네요. 크크 패치를 리뷰한 다음에 빠른 시일 내에 커밋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지원님도 곧 파이썬 개발자로.. =3 =33
에고서핑의 진수를 보여주마!
;;;; (앗;;)
에고서핑(egosurfing)을 늘 즐기는 퍼키군… (구글에서 자기 이름치고 낄낄낄거리는 ㅂㅌ모습을 상상하지 마세요;; ㅠ.ㅠ ) 급기야.. 자동으로 에고서프 검색 결과 개수를 그래프로 그릴 수는 없을까 고민하던 와중.. rrdtool을 붙잡고 해보기로!;; 결국 그렸습니다 으흐~; 6시간에 한번씩 크론이 떠서 검색하고 그래프를~
여기-> GoogleStatistics
소스도 올라가 있으니 심심하신 분 같이 해봅시다; -O-;
극단의 생명-
극단의 생명. 제목은 꼭 뭔가 소설같은.. 흐흐.. 이 책은 존 포스트게이트라는 미생물학자가 쓴 재미있는 미생물 이야기책입니다. 책 표지에도 “재미있는 미생물 이야기”라고 되어있는데, 정말로 완벽한 흥미위주의 책으로 교양과학 서적으로는 정말 알맞는 게 아닐까 싶네요.
제목대로 이 책에서는 공기가 없는데서 사는 미생물, 극고온에서 사는 호열성 미생물, 극저온에서 사는 미생물, 강산성에서 사는 미생물 등등 별의 별 희한한 미생물들을 각 단원에서 다루고 있는데, 꼭 매트 리들리의 게놈 [ISBN-8934906502] 같은 구성입니다. 각각의 단원에서는 다른 미생물을 다루고 있어서 사실 그냥 이런 미생물도 있구나~하고 재미로 읽을 수도 있는데, 그동안 미생물학도 안 듣고 미생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던 터라, 이 책을 읽으면서 생태계의 질소순환이나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생명체에서 어떻게 생기고 어떤 작용을 하는지, 여러 생명체들끼리 얽혀서 완벽한 사슬이 이루어지는 과정같은 대형 생물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자원의 순환에 대한 것을 알 수 있게 되어서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질소고정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도 처음 알았고.. 철광석 먹고 사는 미생물이 있는 지도 처음 알았고.. -.-;; 물만 있으면 유기물이 없는 곳에서 조차 미생물이 살 수 있다는 건 정말 흥미롭네요.
미생물에 대한 책을 아직 안 접해보셨다면 꼭 추천입니다~~
Anonfunc 모듈 발표
1달 전쯤에 있었던 python-dev에서 토론 중에 나왔던 바로 그 연산자를 받으면 전부 함수로 만들어버리는 걸 그냥 모듈로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사실은 operator모듈에 넣고 싶었지만, 선행 연산자에 변수가 있으면 발생하는 모호성이나 체이닝 콜 같은 게 너무 심각해서 표준에 넣었다가는 돌맞을 것 같아서 으흐~;;
devel/py-anonfunc 에서 Sources 클릭하면 타볼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사용법은 설치하고 파이썬을 띄우면 빌트인에 X, Y, Z, anonfunc가 들어가 있는데, X는 첫번째 인자, Y는 두번째 인자, Z는 세번째 인자, anonfunc는 얘네들의 클래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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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 = X + Y * Z >>> f(1, 2, 3) 7 >>> f = divmod(X ** 3 + X ** 2, 5) >>> f(12) (374, 2) >>> f = X[:5] + Y[-5:] >>> f(range(10), range(20)) [0, 1, 2, 3, 4, 15, 16, 17, 18, 19] >>> f1 = X ** 3 + 3 * (X ** 2) >>> f2 = X + Y % X >>> (f1 * f2)(3, 4) 216 >>> import sys >>> f = anonfunc('mod').platform >>> f(mod=sys) 'freebsd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