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er님의 다음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퍼키님이 내부에서 쓴다는 코딩 정책을 읽어 봤습니다.
퍼키님은 스페이스 신봉자이신 듯 한데, 처음 소스 짤 때부터 스페이스로 하셨나요? 저는 요즘 탭으로 하던 버릇을 소프트 탭=공백 치환으로 바꿔야 할까 고민 중입니다. kldp 의 논쟁이나 다른 데서 비교하는 걸 봐도 결국은 취향 문제 아닌가 하는데 장단점이야 다 있는지라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우세하다고는 못하겠더군요.
답
제가 쓴 그 코딩 정책은 회사에서 쓰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선호와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한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C 코드나 Win32 API를 쓰는 C++코드, 본셸 코드 같은 것은 명시하지 않았구요. 그냥 그런 것도 쓴 적이 있더라..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들여쓰기를 할 때 탭을 쓰느냐 스페이스를 쓰느냐에 대한 제 의견은 “환경에 가장 맞는 것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POSIX 환경에서 주로 편집이 이뤄지고 셸에서 많은 작업이 있어야 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탭의 크기는 8이기 때문에, 인덴트를 스페이스로 합니다. 주의하실 점은 탭 크기와 인덴트 크기는 의미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탭 크기는 ‘\t’ 아스키 문자의 화면 표시상의 크기를 뜻하는 것이고, 인덴트 크기는 들여쓰는 단위를 뜻하지요. 따라서, 8칸씩 띄어서 쓰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에 보통 4칸 들여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스페이스를 쓰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ts=8 sts=4 noet 즉, 인덴트는 4칸으로 하면서 가급적이면 탭을 쓰기는 쓰는 방법도 영 안 쓰이는 방법은 아니지만, 이런 경우에는 정규식으로 소스코드 치환하기가 매우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탭 크기와 인덴트 크기가 다를 때는 스페이스로 풀어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반면에,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쓰는 편집기가 탭 크기를 4로 쓰고 있는 MSVS같은 IDE를 기반으로 하는 환경에서는 탭이 4이고, 스마트 백스페이스같은 기능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탭 1개로 들여쓰기를 하며 4칸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MSVS에서 물론 탭을 스페이스로 풀어쓰기를 지원하기는 하지만, 해당 설정이 프로젝트에 저장되는 게 아니라, 설치된 컴퓨터의 레지스트리에 저장되기 때문에, 해당 기능을 설정하지 않은 개발자들과 혼선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만약 자기가 새로 만든 프로젝트가 아니라, 기존에 있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그 프로젝트에서 원래 쓰고 있는 스타일을 따라가는 것이 맞습니다. 명시적으로 프로젝트에서 쓰는 스타일을 문서화를 한 경우라면 가장 좋겠지만, 문서가 없더라도, 남의 소스를 고칠 때는 비슷한 다른 부분을 찾아서 누가 만든 것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같은 스타일로 맞춰 주는 것이 좋습니다. 구분이 확연히 간다면, 해당 부분에서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은 그 코드가 자기 코드가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되고, 그쪽 코드 문제가 아니더라도, 분노 게이지가 꽉 차서 결국은 버그는 안 잡고 버그 트래커에서 싸움질만 하게 되겠죠. 누구 코드인지 구분을 못 하게 돼버리면 모든 소스는 공동 재산과 같은 성격을 띄게 돼서, 너의 버그가 나의 버그이고 나의 버그도 너의 버그이고.. 이런 상태가 돼서, 모두가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됩니다. 🙂 (굳이 svn blame 같은 기능 써가면서 추적해서 욕하는 사람을 만나면 잘 기억해 뒀다가 다음에는 같이 프로젝트를 안 하도록 잘 피해 보세요.)
결론적으로, 제가 쓰는 스타일은 이렇습니다. (vim 명령어로..)
- C 코드 (POSIX): ts=8 sts=8 sw=8 noet
- C 코드 (Windows): ts=4 sts=4 sw=4 noet
- 파이썬 코드: ts=8 sts=4 sw=4 et
- 본셸 코드: ts=8 sts=2 sw=2 noet
- awk 코드: 들여써야 할 정도로 긴 코드는 안 짬. 🙂
답변 감사합니다.
결국 상황과 때에 따라 달라진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론이군요. ^^
아직은 버전관리 시스템으로 공동 작업을 해본 적이 없군요. 하지만 버그 트래커에서 싸움만하게 된다는 얘기가 왠지 연상이 됩니다. 다른 개발자에게 맞춰서 같은 스타일로.. 들여쓰기는 가급적 그렇게 합니다.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 여태 공백으로 들여쓰기 하는 사람이 없어서 자연히 그렇게 된 것일려나.. -_- 그러나 {} 같은 세세한 규칙까지 오게 되면 아무래도 자기 스타일을 고수하게 되더군요. 버전관리를 안쓰다보니 수정할 땐 바로 그 줄에다가 주석으로 언제 무엇 때문에 고쳤다고 이름을 명시 했었습니다.
가끔 보면.. 그런 세세한 것에 신경 쓰면서 무슨 개발을 하냐는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도 때때로 형식에 얽매이는 게 아닌가 자문할 때도 있고, 하지만 이런 것일수록 확실하게 잡아놔야 나중에 발목 잡지 않겠거니 생각합니다. 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남 소스 보다가 들여쓰기 개판이거나 주석 없으면 괜히 짜증이 난다는 점 때문이지만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