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ython-dev에 올라온한 강사의 메일에 따르면 다음 학기에 버클리에서 파이썬 수업이 하나 있는데, 단순히 파이썬 문법을 가르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파이썬 프로젝트에 올라와 있는 버그를 분석해서 버그 패치를 만들고 버그 패치가 실제로 적용되기까지 파이썬 개발자들과 토론도 하다가 적용되는 것까지 실습해 볼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글을 올린 강사는 기존의 파이썬 개발자들이 흥미를 못 느껴서 고치지 않은 간단하거나 번잡한 문제들을 추천을 해 주면, 학생들에게 시켜볼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실 엄청나게 활발하게 일하던 사람이 몇달 열심히 활동하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들은 아무래도 열정적인 개발자들의 상당수가 이미 익숙해져서 지루함이 느껴지는 작업들은 하기 싫어서 미루다보면 쌓여서 그런 면이 큰데, 아직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실제 참여해 본 적이 없는 전공 저학년 학생들이라면, 배우면서 입문하는 과정이다보니, 숙련된 개발자들이 하기 힘든 지루한 작업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그리고 학점도 달려 있고!) 그리고, 물론 허구헌날 며칠 밤 새서 크리스마스에도 실습실에 모여 밤새며 열심히 프로젝트해서 만들어 봐야 조교한테 보여주면 쓰레기가 돼 버리는 학교 프로젝트들을 하는 것보다, 진짜 오픈소스에 불과 몇 줄 안되는 패치라도 기여가 된다면, 보람도 있고 젊음을 낭비하는 느낌도 훨씬 적게 들 것 같아서 아주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파이썬 개발팀의 마틴이자신의 경험을 얘기해 줬는데, 마틴도 비슷한 수업을 지금 진행하고 있다는군요. 아이러니컬하게도, 파이썬의 핵심 중의 핵심에 속하는 마틴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정작 PHP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역시;;) PHP외에도 모질라 프로젝트에도 역시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 많아서, 그 두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듯 한데, 아무래도 수업을 받는 학생일지라도, 자기가 관심이 있는 것을 하는게 능률이 훨씬 오르겠죠.. ;
마틴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실제로 진행에서 수업 3번째 시간부터 리뷰를 하기 시작했고, 36시간 이후에는 최종 리뷰를 하고, 곧 모질라가 코드 프리즈 기간이라 들어갈 수 없다는 이유를 설명할 정도가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코드 프리즈가 끝난 이후에는 실제로 반영이 되었고, 수업 프리젠테이션으로 그 과정을 설명하였다고 합니다.
하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수업과 관계없는 사람들이 프로젝트에 많이 관여되어 있는 관계로 다른 개발자들이 학생들이 보고 있던 버그를 먼저 고쳐서 집어넣어 버리면, 힘이 빠져서 할 맛이 안 나지 않겠느냐 이런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문서화쪽 버그만 열심히 잡으면 (또는 문서를 쓰면) 절대로 기존 파이썬 개발자들과 겹칠 일은 없지 않을까 싶군요. 크크크 (-_-;;;;) 그래도 코드 버그가 더 재미있는데 흐흐;;
하여간, 이런 식의 수업 진행은 정말로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번 7월의 코드페스트 1회 때 파이썬 버그데이를 한번 시도해본 적은 있었지만, 아무래도 평일 내내 회사 업무로 시달리던 사람들이 주말에 와서 하루 밤새면서 일하는 것은 생산성의 한계가 있어서 오히려 그냥 집에서 따로따로 몇시간 하는게 더 효과적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수업은 주요 일과중의 하나이고 한번만에 연속적으로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중간 중간 여유가 충분히 있으니까, 오픈소스 개발 과정을 생산적으로 배우기는 아주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내년이면 3학년으로 복학하는데.. 졸업하기 전에 이런 수업 안 생기려나요.. –;;;
‘허구헌날 며칠 밤 새서 크리스마스에도 실습실에 모여 밤새며 열심히 프로젝트해서 만들어 봐야 조교한테 보여주면 쓰레기가 돼 버리는 학교 프로젝트들’에서 공감을 느낍니다.
확실히 더 건설적이기는 하겠군요.
아이디어가 참 좋네요… 🙂
소프트웨어 실습으로 딱 알맞는 주제군요. 🙂
트랙백 쐈는데…. 없네요;;
<a href=”http://scari.net/index.php?op=ViewArticle&articleId=90″>http://scari.net/index.php?op=ViewArticle&articleId=90</a>
저도 학생들에게 PHP 가르쳤답니다(물론 나중에는 perl도…).
그나저나 그거 하려면 학생들 공력이 꽤나 필요하겠는데요. 교수도 교수지만 학생도 대단해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