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부를 “기계전자공학부”에 다니고, 지금은 “바이오및뇌공학과”에 다니고 있는데요,
둘 다 전통적인 학과 이름이 아니라 마케팅용 과 이름이다보니까
본의아니게 “기계공학 전공하셨는데 컴퓨터는 어떻게 배우셨어요?” 질문도 엄청 자주 받는데다,
저희 가족들도 제가 무슨 과인지 아직도 모르는 뭐 그런 일이 있어서,
구체적으로 뭐 하는 과인지 약간 소개를 해 봅니다.
“기계전자공학부”는 교육부에서 한창 학부제 정책을 펼 때 학교에서
지원 받으려고 급조한 학부인데요, (마지막 학생운동이 있었던 바로 그) 1996년에 기계공학, 기계설계, 전기공학, 전자공학, 전파공학, 컴퓨터과학, 산업시스템공학 이렇게 7개가 합쳐서 기계공학, 전기전자공학, 정보산업공학 3개 전공으로
재편성한 광역학부입니다. 저는 정보산업공학(컴과+산시)으로 졸업했는데,
컴과과 산공을 약간씩 들어서 컴과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정보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애매하지만.. 기계과는 아닙니다. -ㅇ-;
이후에 2000년에 모집계열이 공대 전체로 통합되면서 3개 전공이
모두 별도 학부로 분리되면서 정보산업전공이 컴퓨터산업공학전공으로 바뀌고, 2004년에는 다시 2개로 원래대로 분리돼서 컴퓨터과학과와 정보산업공학과(원래는 산시)가 됐다가, 2007년에는 다시 공대의 비인기과를 모아서 공학부로 통합했다고 합니다. -ㅇ-;
“바이오및뇌공학과”는 사재기부와 정부의 매칭펀드로
마찬가지로 약간 독창적인(?) 방법으로 생겨난 학과인데,
처음에 이름은 “바이오시스템학과”였습니다. 학교 내에서 학부생을
모집하는 과 중에 유일하게 자연과학대나 공과대에 속하지
않은 과이기도 한데.. 좀 이상하죠; 원래 설립목적은
BT+IT였지만, 실제로는 BT+IT라고 보통 부르는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렇게 많지 않고, 공학을 도구로 해서 생물을 주제로
연구하는 여러 분야에 골고루 나뉘어 있습니다. 크게 나노나 MEMS, 뇌과학/신경공학, 계산생물학, 이미징/포토닉스 같은 것을
다루는 연구실들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2006년 말에 “바이오시스템”이 다른 학교에서
주로 농기계 관련 학과에서 많이 쓰인다는 얘기 때문에,
유학준비생들을 고려해서 미국에서 보통 많이 쓰는 이름인 “바이오메디컬공학과”로 개칭합니다.
그런데 관련된 타과의 극렬한 반대로 결국 학칙만 개정하고
공표는 못 하고 있다가, 결국 2007년에 정치적 타협으로
부르기도 이상하고 쓰기도 이상한 “바이오및뇌공학과”가 됩니다.
아직도 학교 안 다른 데서 과 이름 얘기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합니다.
-O-; 세글자 약어는 공식적으로는 “바공과”지만, 실제로는 과 안에서도 누구나 “바뇌과”로 부르고.. ^.^
이상한 이름 과만 돌아다니는게, 뭔가 알게모르게 유행을 좇은 결과는 아닌지 깊이 반성해 봅니다. -.-;
저도 지금 의과학과에 다니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의대에 다니니깐 의사냐 혹은 졸업하면 M.D.(Medical Doctor)를 받느냐하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_=”
그런 이유였군요. ;;
요즘은 뭐 삼성뭐시기학 전공도 있으니 =3
그런데 아직도 전기과와 전자과의 미묘한 차이는 모르겠군요. 거의 유기화학과 탄소화학의 차이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