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같은 데서 유명한 사람들 인터뷰를 보면 “나를 만든 책” 이라면서 어릴 때
읽은 책 한 권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소개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근데, 저는
암만 생각해 봐도 어릴 때 책은 안 보고 맨날 오락이나 하고 놀아서 잘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마침 이번에 이사하면서 대청소를 하다가 반가운 책을 하나 발견하고
자랑해 봅니다. ^_^;
91년에 친구가 5색 칼라 디스켓 경품을 준다는 말에 꼬여서 동네 컴퓨터학원에 간 후로
시키는 대로 잘 되는 것이 신기해서 이 책도 사고 저 책도 사고 했는데 이 책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내용은 당시 컴퓨터 잡지에 늘 나오던 BASIC 언어 소스가
가득한 그냥 그런 내용인데, 소재로 게임이 대부분이긴 했지만, 장르도 다양하고
“수명 점치기”, “엘리자와 대화”, “성격 테스트”, “일정 관리” 같은 아주 간단한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100~200줄 정도만 열심히 치면 짠! 하고 책에 나왔던
프로그램이 진짜로 모니터에서 보였습니다. 감동~ =)
뭐 사실 이런 책이 알고리즘 같은 것을 배우는 데는 큰 도움은 안 되었겠지만,
코딩을 계속 재미로 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주는 소재의 원천이 된 것이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수명 점치기는 한글판으로 사전 찾아가며
번역하고 지문도 추가하고 UI도 만들고 해서 친구들한테 디스켓에 복사해 줘서
결과 파일 받아다가 통계도 내고 그랬었는데, 생활 속에서 늘 이런 저런 소품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놀고 그런 것이 이때가 시작이었던 것 같네요. 으흐흐~
그 때 봤던 컴퓨터 잡지는 “학생과학” 이라고 하는 잡지 부록인 “컴퓨터랜드”를 봤는데요,
맨날 본권인 학생과학은 보지도 않고 던져놓고 컴퓨터랜드 뒤에 나오는 BASIC 소스만
사자마자 며칠 밤을 새서 치고 그거 고치면서 노느라 학교에서 43/50 등도 자주 해 보고.. 으흐흣 -ㅇ-;
위의 사진은 컴퓨터랜드에 응모해 본다고 만든 디스켓에 나름대로 장식이랍시고 디스켓 껍데기를
저렇게 만들었는데 –; 지금 보니 완전 유치하네요. ^^;; 당시에는 그래도 멋지다고 쓴 것 같은데;;;;;
디스크 레이블지에 보면 HELP를 HALP라고 커다랗게 써 놓았는데, 당시에 대구에서는 저걸 “암호”라는
전문용어로 불렀는데 그 뜻은 “실행파일명”이라지요. ^_^;;
요즘은 컴퓨터를 처음 시작할 때 일반적인 아이들이 배우는 과정에서는 조그만 장난감이
적은 편인데, 아무래도 앞으로 교육과정이 많이 발전하여 우리나라에서도 피코크리킷이나
비스킷 같은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도입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당시에는 그래도
어른들이 평소에 쓰는 프로그램 비슷하게 아이들도 만들기가 쉬웠는데, 요즘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 시간의 흐름이 아쉽긴 합니다.
1등 ㄳ
헐.. 다즐횽아는 소타횽이 선리플 후감상하는 동안 뭐했나;;
실행파일몀을 암호라고 부른건 연희동의 대우연희컴퓨터학원에서도 그랬더래요.
컥. 저도 이 책 있었군요. 잊고 있었는데 보니 생각나네요. 하늘색도 있었던거 같은데 맞나요?
옛날과 같은 콘솔 환경의 프로그래밍이 허용되기 어려운 환경이라 더욱 그런것 같아요. GUI 환경의 프로그래밍이 보편화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면 교육적으로 많이 보급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미적 감각이 있으셨군요! 대전으로 이사가셨다니 더욱 뵙기 힘들겠어요. 올 겨울 감기는 잘 피해다니셨는지.. 간만에 들렸다 갑니다! =3=33
으흐흐 금테두른 폴라로이드 디스켓을 쓰다니 !!! 럭셔리 했군요~
그나저나 저때 폴라로이드 디스켓 광고하면서, 구겨진 디스켓도 복구해준다고 그랬는데 복구받은 사람을 주변에서 한명도 못 봤네요~ ㅋㅋ
제가 태어 났던해에 벌써부터, 프로그래밍을 접하셨군 ; ㅁ;
http://www.amazon.com/BASIC-Computer-Games-Microcomputer-David/dp/0894800523/ 이 책 아닌가? 유명한 책이지.
원서로 어렵게 구한 책이었는데 이사하는 중에 사라졌더라구. 너무너무 아까워. 이런 책들에 실린 프로그램들은 중간 크기의 수련용 “장난감 문제”로 꽤나 좋던데 말야.
오오!! 그 책 맞아요 @.@ 저도 기회가 되면 꼭 원서로 하나 갖고 싶네요. 흐흐..
근데 SAEM SOFT는 퍼키가 어렸을 때 만든 회사?
저 책은.. 저도 봤던 책이군요.. 애석하게도.. print using 에서 좌절했었던 -_-;
이글정말 반가운데요~ 저 다녔던 컴퓨터 학원에서도 실행 파일을 암호라 그랬는데; 암호 찾을려고 dir 치고 나온 목록에 있는 파일을 하나하나 쳤서 실행시킬려 했던 기억이~ ㅎㅎ
저기 위에 3M 디스켓 홀더는 잘 찢어 지지 않았던 것도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ㅎㅎ
근데 형 저랑 같은 세대네요~ 저도 91년 말 때부터 컴퓨터 배웠는뎅 ㅎㅎㅎ
안동에서도 실행파일명을 “암호”라고 불렀죠 🙂
아, 컴퓨터랜드! 저도 본권 학생과학은 던져놓고 컴퓨터랜드 소스 고대로 쳐넣으면서 놀았더랬지요. 286 컴퓨터에 한글 카드 꽂아서 한글 출력했던 것이 엊그제 같군요. 맨날 눈팅만 하다가 너무 반가워서 답글 남겨 봅니다.
요즘 학생들은 프로그래밍을 뭘로 시작하는 걸까요? 파이썬? 비주얼베이직?
저희 동네(대전) 회덕컴퓨터학원에서도 실행파일명은 아이들사이에서 암호로 불렸습니다. 그나저나 저 금테두른 폴라로이드를 또보게 되다니…. 저도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
학생과학의 컴퓨터랜드 오랜만에 들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