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

이번 겨울학기에는 교양으로 “수화”를 배우고 있습니다.
왠지 이번 겨울에는 미지의 세계에 도전해 보고 싶어서;; 그만~
킁킁.

그동안 주위에 청각장애인이 없어서 그런지 수화를 하는 것도
실제로 본 적도 없고, 수화가 어떤 건지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2주 정도 배워오면서 수화에 대해 무척 궁금했던
여러가지 사실들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어서,
수화 자체를 배우게 된 것보다도 더 큰 수확이라고 생각하게
되어서 짧게 기록을 남겨 봅니다. ^.^

  • 수화는 만국 공통어인가?
    사실 저도 처음에는 “수화를 배우면 외국의 청각 장애가 있는
    FreeBSD 커미터들과 얘기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참
    좋아하고 있었는데, 수화는 만국 공통어가 아니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청각 장애인들은 특히 언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주위의 건청인들과 같은 체계의 언어를 쓰는 것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각 나라마다 수화가 다르다고 합니다.
  • 우리나라 수화는 언제부터 생겼는가?
    우리나라에서 수화가 본격적으로 정규화가 되기 시작한 것은
    1909년에 일본에서 온 교사들이 농아학교를 세우면서라고 합니다.
    그 영향으로 지금 한국에서 쓰는 수화 단어들은 40% 정도가
    일본 수화와 거의 같다고 합니다.
  • 수화도 사투리가 있는가?
    예. 수화도 지역마다 단어가 다른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전북”을 서울 지역에서는 “춥다”를 “북”으로 사용하는데, 호남 지역에서는 “퉁퉁 치는 북”을 “북”으로 쓴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천”도 서울에서는 “심심하다”를 “인천”으로 쓰는데, 인천에서는 한자로 쓴 것과 비슷한 모양의 수화를 쓴다는군요~
  • 수화에도 구어체/문어체가 있는가?
    일단 수화를 크게 나눠서 자연수화와 문법수화로 나뉘는데, 자연수화는 보통의 청각장애인들이 생활에서 쓰는 말이고, 문법수화는 건청인들이 쓰는 문장들을 직역하거나 거의 그대로 전달할 때 사용한다고 합니다. 자연수화는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미술 끝나 집 가서 8시 30분에서 목욕을 했다. 정말 땀을 났고 목욕을 했다. 지만 목욕을 해서 깨끗해 있고 아마 되어서 빨리 했다”. 처음엔 좀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자주 쓰는 표현들 몇개만 익숙해 지면 자연수화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
  • 수화는 왼손 오른손 구분이 있는가?
    일단은 수화사전이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 오른손이 주로 움직이고, 왼손이 기준이 되는 동작이 많습니다. 그런데, 왼손잡이인 경우 굳이 오른손잡이 동작을 쓸 필요없이, 그냥 왼손을 움직이고 오른손을 기준으로 해도 크게 상관은 없다고 합니다.
  • 수화는 모든 문장을 표현할 수 있는가?
    수화에서는 단어 변화나 어미, 조사들이 상당히 제한적이거나 축약된 표현을 쓰기 때문에, 모든 문장의 속속 깊은 뜻을 그대로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같은 단어에 뜻이 아주 많이 중복된 편이기 때문에 문맥에서 파악하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화에서는 그런 것들을 보충하기 위해서 손짓 외에도 표정, 분위기, 몸짓 등의 모든 것들을 “비수지신호”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수화를 할 때에는 표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 청각장애인들은 대부분 선천적인가?
    90% 정도의 청각장애인들은 후천적이라고 합니다. 그 중의
    상당수가 고열을 동반하는 여러가지 병으로 인해 합병증으로
    청각장애를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병원이 가까워지고
    의학이 발전하면서, 전체적인 청각장애인의 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 청각장애인은 농아학교만 가는가?
    언어 경험이 많은 청각장애인들은 일반학교에 다니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합니다. 일반 학교에 다니는 청각장애인은 입술을 보면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정면으로 보고 말하기만 하면 의사소통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많은 수의 청각장애인들은 어릴 때부터
    언어 경험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인 문장에
    서투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 뉴스 밑에 나오는 수화 통역은 진짜로 말을 그대로 옮기는가?
    물론 아나운서가 말로 하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자면 시간이 맞지
    않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을 축약해서 한다고 합니다. 뉴스에서는
    특히 어려운 말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수화를 평소에 늘 쓰는
    청각장애인들도 뉴스 할 때 귀퉁이를 열심히 보고 있어도
    40% 정도 밖에는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 청각장애인들에게 수화는 건청인의 음성언어처럼 비중이 있는가?
    건청인이 뭔가 쓰기 전에 말로 한 번 읊어 본다던지, 잠꼬대를
    소리 내어 하는 경우도 있듯이, 청각장애인들은 글을 쓰기 전에
    수화로 생각하면서 읊어보고, 잠꼬대를 수화로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일단은 2주밖에 안 됐으니 요정도까지~ ^_^;
수화로 하는 동화 구현 보면 정말 표현이 풍부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앞으로 2주 더 열심히 해서 A+을! -O-

9 thoughts on “수화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

  1. 지금도, 뉴스를 40%라도 알아 듣는 걸 감사히 생각한다는게 계속 생각나요.

    체험해 보는 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휠체어를 밀어주다 보면, 이거 평소엔 모르던 턱이 얼마나 많은지…

    우웅…

  2. 저도 수화가 만국공통인줄 알고 있었습니다만, 아니었군요. 매우 좋은 경험하시는 듯 합니다. ^^

  3. 계절학기가 대게 긴가보네요 _ 재작년에 겨울 계절학기 6학점을 들었었는데… 2주동안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쉬는 시간 없이 풀타임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_-!

    크리스마스 때쯤에 이미 겨울계절 기말시험이었는데 흐흣 짧고 굵게 끝내는게 좋았던거 같아요 꺄르르르

  4. 조금전까지 1급(?) 장애인 친구와 술을 마시고 왔는데, 솔직히 장애라는 말이 서로간의 벽을 만드는거 같네요. 그 친구와 나는 앉아있는거와 서 있는거 차이밖에 없는데 …

    이 친구가 아프면서 장애가 등급이 있는줄 알았고, 수화가 세계 공동어가 아닌주 알았고, 장애인도 일반인과 다를거 없다는걸 알았습니다.

    친구가 아프고, 입에서 *병신* 이란말을 잊어버렸습니다.

  5. 저도 예전에 수화교실을 수료(?)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강사님이 수화를 아무나 가르쳐서는 안된다고 하더군요. 장난으로 간단한 것들을 말해주는 것은 괜찮은데, 대 놓고(!) 가르치면 안된다고 합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네요.. ㅡ;

  6. 저도 고등학교 다닐때 옛날 한일극장!! 앞에서 문화적인 충격을 접한뒤로 3개월짜리 수화교실을 수료하고 대학에서 수화봉사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수화는 재미로 배우기에는 다소 부담되는, 짐(?) 같은 게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덕분에 지금 여친을 만나긴 했지만….

    꼬리) 같이 배우는 여자후배들한테 ‘오빠’ 라고 불리기를 조금 꺼려하실만도 할텐데…. 안 그러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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