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안언어축제에서 아마도 가장 긴 여운을 남겼던 것은 아무래도 마지막 자기 포부를 말하고 주변에서 환호성으로 축하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원래 할 계획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 전날 다음 날 회고를 안 지겹고 인상에 남고 흥미롭고 지쳤을 때도 다 같이 좋은 분위기에서 참여할 수 있는 걸 찾기 위해 열심히 찾아낸 끝에 나온 아이디어였습니다. 그게 갑자기 뚝 떨어진 게 아니라, 뭘 할지 무척 고심을 하다가, 여유있게 어슬렁거리던 창준형이 갑자기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지!” 하고 자신있게 스으윽 꺼낸 것이 바로 Creative Whack Pack 이었습니다. 카드를 몇장 들고 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승범이가 “이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러더니 막 아이디어를 쏟아내는데… 흐흐 무척 탐나서, 돌아와서 바로 아마존에 주문해서 구입~ 마침 결제하려고 보니 아마존에서 할인 기간이라고 수퍼 세이버 시핑을 하는데 뭘 더 사면 싸다고 추천을 해주길래 Innovative Whack Pack도 샀지요. 순간 아마존의 상술에 속아서 -ㅅ-;
음 하여간, 요새는 FreeBSD의 파이썬 포트 때문에 무척 고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의 1주일 넘게 거의 모든 여유시간을 포트 고치는데 쓰고 있는데도 아직도 고칠 게 200개 넘게 남았군요. =_=;;; 이번에 어찌하다가 6.2을 위한 포트 프리즈 직전에 파이썬을 2.5로 업데이트하게 되었는데, 그게 알고보니 대략 4가지 정도 되는 다양한 문제를 만들게 돼서, 파이썬을 쓰는 다른 포트들이 거의 500개 남짓 깨져버린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수많은 사람들이 메일링 리스트에서 난리가 나고, 포트매니저들도 말하고 그러지 그랬냐고 핀잔도 주고.. 아하하; 파이썬 2.2, 2.3, 2.4도 늘 프리즈 직전에 임포트 했었는데.. 관성이 문제를 일으키는군요 –;
점점 문제가 마치 괴혼에서 쓰레기 굴리듯이 불어나서, 2.4로 돌리느냐 문제를 계속 고치느냐 고민을 하고 있던 중에, Innovative Whack Pack을 한번 써 볼까 하고 손에 들었습니다. 사실 카드를 사긴 했지만, 학교 수업들을 다 순수과학 2학년 전공 과목을 듣다보니 쓸 일이 전혀 없더군요. 그래서 일단 마구 섞고, 3장을 뽑았습니다. 나온 것이 위의 3장~ insight 면에는 그림과 Heraclitus의 짧은 경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strategy 면엔 밑의 문장이..
짧게 요약해 보면,
- Donkeys prefer garbage to gold: 지금 열심히 하는 게 나중에도 중요한 일일까? 어떤 상황이 되면 그 가치가 변할까? 지금 생각하고 있는게 나중에는 쓸 모가 없어지지 않을까?
- When there is no sun, we can see the evening stars: 문제에서 떨어져 봐라. 지금 해결하려는 문제에서 떨어져서 잠시 쉬면서 생각해 보았는가?
- Sea water is both pure and polluted: for fish it’s drinkable and life-giving; for humans undrinkable and destructive: 문맥을 바꿔보아라. 어떤 다른 문맥에서 니 생각을 다르게 생각해 봤니? 의미가 어떻게 변하니?
그래.. 가만 생각해 보니, 지금 포트를 열심히 욕먹어가면서 고쳐봐야 뭐 나중에는 별로 티도 안 날 것이고, 지금 남들이 고이 보지 않아서 조바심내가면서 하고 있는 포트 작업들도, 프리즈 기간이 아니라 그냥 평상 시 같았으면 잘한다고 고맙다고 그럴 작업이었던 것입니다. 으흐흐. 그래 파이썬 2.5를 넣어야 된다는 것을 먼저 불변의 목적으로 딱 박아두고 모든 것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냥 빼버려도 별 상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니 홀가분하고 좋습니다. ^_^* 이제는 프리즈 기간 직전에 이런 짓 안 해야겠습니다;;;
평소에 포팅을 하다 보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무척 많은데, 뭘 선택해야할 지 고민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포팅할 때 고려해야 할 때 선택이나 아이디어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모아서 portlint 같은 데서 엉뚱하게 한 개 씩 출력해줘도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카드로 만들어야 뽀대가..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