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대 분자생물학 붐을 일으킨 바로 그 에르빈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의 강연 50주년을 기념하여 93년에 나온 (번역판은 올해)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후 50년»을 읽었습니다.
므흣. 이 책은 슈뢰딩거의 업적을 평가하고 “생명이란 무엇인가?” 주제에 대한 현재 기술과 미래의 진행에 대해서 열명의 저명한 과학자들이 논문을 한 편씩 낸 것을 묶어놓은 것인데, 참여한 사람들 이름이 어찌나 화려한지.. 으흐흐 저자들 이름만 봐도 뭔가 무서운 책이라는… +_+ 특히 스티븐 제이 굴드, 제레드 다이아몬드, 존 메이나드 스미스, 만프레드 아이겐, 로저 펜로즈 등 스타급 저자들의 탁월한 글들은 본인들의 책에서 쓴 것 못지 않게 정말 재미있습니다. 와와~
우선, 스티븐 제이굴드와 제레드 다이아몬드, 스튜어트 카우프먼 같은 앞쪽에 나오는 저자들은 대체로 슈뢰딩거의 업적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평가해보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셋이서 어찌나 똑같이 비판을 하는지.. 뭐하러 슈뢰딩거 기념 논문에 이런걸 세개나 썼는지 모르겠군요 므흐 -ㅁ-; 하여간, 비판하는 내용을 뺀 나머지 부분이라도 역시 굴드와 다이아몬드의 글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원래 좋아했던 굴드와 다이아몬드 외의 다른 저자들의 논문 중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만프레드 아이겐의 “무엇이 미래의 생물학을 지배할것인가?”였는데, 아이겐의 일반인의 과학에 대한 시각, 과학 정책, 바이러스 이야기, 20세기 생물학에 대한 평가 같은 것들을 보면 역시 엄청난 포쓰가 느껴집니다. 뒷 부분의 로저 펜로즈와 스콧 켈소 등의 논문은 방정식이 등장하고 양자 물리학 공식이 막 왔다갔다 해서 정신이 없지만 –; 서너번 더 읽어보려구요;; 혹시나 이해 될까봐 -_-;;
고등학교 때 읽고서는 세계관이 흔들리게 됐었던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읽고서, 무려 6년만에 놀랜 가슴을 이 책으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또 오바한다 –;)
생물을 연구해 보면 현재의 물리학이 얼마나 원시적인지 잘 알 수 있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