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태어나면 진짜로 뭔가 있을까?

얼마 전에 월드컵 대표선수 중에 대체로 겨울 출생자가 많다는 것을 라디오에서 들었습니다. 그런데, 옛날에도 그런 말을 몇 번 들은 적이 있어서, 정말로 기존에 알려져 있던 “겨울에 태어난 아기가 천재성과 예술성이 높다.”라는 말이 사실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자 그래서, 바야흐로 시험철.. 이런 것이 궁금해 보면 직접 계산을 해보는 것! -.-
옛날에 FreeBSD 커미터 생일 통계가 몇 번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도 1,2,3월생이 유독 많았던 기억이 있어서, 우선 비교적 포매팅이 잘 되어 있는 FreeBSD 커미터 생일로 해 봤습니다. 뭐 물론 FreeBSD 커미터라고 다 똑똑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정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니까 한 번;;;

자.. 결과는 생각보다 별로 유의미한 결과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10~12월이 적은 것이 뚜렷하긴 하지만, 원래 10~12월은 날짜가 다른 달보다 이틀 적으니까(?) ;; 음.. 아직 확률 통계론을 안 배워서 이게 가설을 지지하는 범위 안에 들어가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 (역시 사람이란 배워야..;)

표에는 안 드러났지만, 하나 독특했던 것은, 5월이 굉장히 수가 많았고, 4, 6, 10, 11, 12월이 아주 적었는데, 제일 수가 많은 5월은 28명인데 비해, 11월은 11명 밖에 안 됩니다.

FreeBSD 커미터보다는 좀 더 신뢰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노벨상 수상자를 대상으로도 한번 통계를 내 봤습니다. 자료는 위키백과 영어판의 노벨상 수상자 목록 페이지에 링크된 수상자 중 기관이 아닌 개인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200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John L. Hall은 아무리 둘러봐도 생년월일을 알 수가 없어서 못 넣었습니다. (그 외의 수백명은 열심히 파싱해서 다 넣었지요. ^.^)


Phys: 물리학, Chem: 화학, PhMed: 생리/의학, Lit: 문학, Econo: 경제학

음.. 노벨상 수상자를 대상으로 한 통계에서는 오히려 1/2/3월 태생이 수가 다른 계절들에 비해서 적었습니다. 특히나 경제학상은 12.28% 밖에 안 되긴 하는데, 경제학상은 수상자가 별로 많지 않기 때문에 대상이 작아서 상대적으로 정규화가 덜 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음.. 뭔가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적어도 과학이나 오픈소스에서는 탄생월이 큰 관련은 없다는 것 같습니다. 으흐흐. 다음에 역대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대상으로도 한번 통계를 내 봐야겠네요;;; (다음 시험이 언제더라 =3)

24 thoughts on “겨울에 태어나면 진짜로 뭔가 있을까?”

  1. 통계 프로그램으로 카이제곱 검정을 돌려보니 카이제곱은 8.39, p는 0.038이 나옵니다. “FreeBSD 커미터의 생일이 계절에 상관없이 모두 같은 확률이다”라는 가설이 참일 때 저런 자료가 나올 확률이 3.8%라고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기대값이 계절별로 56명씩인데 겨울이 기대값보다 11명 많고, 가을이 18명 적습니다. 상당히 유의미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애초에 아이들이 겨울에 많이 태어난다면 별로 의미없는 결과입니다. 이 결과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만 어쨌든 재밌군요. ^^

    노벨상 수상자도 퍼센트가 아니라 몇 명인지 알려주시면 한 번 돌려보지요. 그건 그렇고 이걸 다 파싱해서 넣으시다니 대단하십니다. ^^

  2. heechul님: 크;; 이제 내년 2월에 졸업한답니다. ^.^;;

    귤님: 앗! 그렇군요. 생각보다 훨씬 뭔가 그럴 듯한 결과네요. 🙂
    노벨상 수상자 데이터는 아래에.. (각각 월별 인원입니다.)
    물리학 12 12 17 12 16 16 18 14 14 14 16 14
    화학 10 9 13 10 11 14 12 15 18 15 9 13
    생리의학 15 13 15 17 14 23 11 14 17 15 15 14
    문학 7 6 6 8 12 7 14 6 8 11 9 7
    경제학 3 1 3 7 5 8 7 6 3 4 4 6

    노벨상 수상자 분포를 보면, 적어도 옛날에는 1사분기에 많이 태어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FreeBSD쪽이 훨씬 더 최근 출생자들이니까, 최근 경향이 어떤지 찾아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3. 실제로 1,2,3 월 경에 태어난 아이들이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 하는 경우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는 연구가 있어.

    여기에 대한 해설 방식은 년초에 태어난 애들은 다른 애들(예를 들어 같은 해의 10월 11월에 태어난 애들)에 비해 몇 달이라도 먼저 태어나서 발육이 더 빠르다 이거지. 그래서 조금이라도 덩치가 크고 힘도 세다는 거다. 그러면 선생이 이 학생들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게 되겠지. “야, 너 달리기 잘한다” “너 축구팀에 들어와라” 등등

    아주 어렸을 때 무엇에 대해 긍정적 피드백을 받으면 그게 계속 강화되면서 해당 과목이나 주제를 좋아하게 되어서 또 열심히 하고, 그러면 deliberate practice가 누적되어서 더 잘하게 되고, … 돌고 도는 거지.

  4. 남반구에서 태어난 사람들에 대해서도 같이 적용이 된다면(그리고 남반구에서 새 학년이 년초에 시작한다면) “겨울 이론”이 아니고 “이른 생일 이론”이 되어야겠지.

  5. 오웃.. 겨울에 진짜로 많이 태어나는군요. 그렇다면, FreeBSD 커미터 통계에서는 7월이 유독 튀는 것이 신기하고, 노벨상 수상자들은 겨울이 더 적은 걸 주목해야겠네요.. (음.. 요새 들어 생긴 경향이려나~)

  6. 제가 아는 사람 중에도 1~3월생이 많아요. 그런데 그냥 많기만 한게 아니고, 좀 특별한 사람들이에요.

  7. 오늘 경기가 있는데… 시험기간이라니…
    어떤 대학은 월드컵 때문에 시험을 앞당겨
    실시했다고 하더군요.^^
    대학을 비교하려는건 아닙니다!!
    (결국 약올리는 셈이 되었나요? ;;)

  8. 정말이지 perky옹을 보면 software를 갖고 노는(?^^;) 이의 진수를 보는 듯합니당. 🙂

  9. 김창준님이 말씀하신 해설 방식이라면, 우리 나라의 경우는 1,2월 출생자에 대해서는 거꾸로 적용되어야 될 듯 하네요 ^^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올해 바뀌기는 했지만) 1,2월 출생자는 그 전 해 출신들과 같이 학교를 다니기 때문이죠 ^^ 소위 말하는 빠른 82,83 등등. 실제로 최근에 어떻게든 이 빠른 출생자들을 한 해 더 늦게 학교에 입학 시키려고 많은 부모들이 노력했습니다. 빠른 생일자들이 학교에 잘 적응을 못한다는 불안감 때문에요. 저 개인적으로도 1월 생으로서 초등학교 적응에 대실패를 했었습니다. 사실 유치원부터 그랬었죠. 오늘 라디오에서 빠른 생일 출신에 덩치 큰 사람들이 반으로부터 따돌림을 많이 받는다 라는 말을 들었는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였는지는 모르곘습니다만, 저의 경우에는 뼈져리게 느꼈었습니다 ㅎㅎ

  10. 다른 바쁜 일이 있어서 깜빡하고 있었는 데 오늘 우연히 기억났습니다. 예상대로 노벨상 수상자들은 FreeBSD 개발자들과 달리 월별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는군요. 혹시나 하고 계절별로 바꿔서 돌려봤지만 역시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습니다. FreeBSD 개발자들이 별종(?)인 걸까요 ^^

  11. 구글에게 물어봤더니 John L. Hall의 생일은 8월이랍니다:

    http://www.worldscibooks.com/physics/6081.html

    In Honor of John Hall on the Occasion of His 70th Birthday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CO, USA 13 – 15 August 2004

    John Hall은 고희 기념으로 심포지엄을 했군요. 역시 노벨상 수상자는 달라요. -_-;

  12. 내가 1,2,3월이라고 했는데, 그건 사실 잘못된 설명이고, 정확하게 말하면 청소년 리그에서 생일을 끊는 시점 기준으로부터 1달, 2달, 3달째라고 해야지.

    일본은 4월 1일이라고 하고, 독일, 브라질, 호주는 8월 1일이라고 해.

    The Relative Age Effect in Soccer라는 논문인데, 여기에서는 일반 인구 분포랑 같이 비교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겨울에 출생자가 많니 어쩌니 하는 혐의는 벗을 수 있을 거고.

  13. 아, 저자를 빠트렸네. 저자는 Jochen Musch와 Roy Hay이고 Sociology of Sport Journal, Vol. 16; 1999에 나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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